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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에

나의 추일서정(秋日抒精) 박종복 이 가을에 생각나는 시 대학 때 여러 시를 필사해 논 대학 노트에서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이라는 시를 다시 감상한다 가을날 릴케 송영택 옮김 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길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얹으십시오. 들에다 많은 바람을 놓으십시오. 마지막 과실들을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시켜, 마지막 단맛이 짙은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하십시오.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고독한 사람은 이후도 오래 고독하게 살아 잠자지 않고, 읽고, 그리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바람에 불려 나뭇잎이 날릴 때, 불안스러이 이리저리 가로수 길을 헤맬 것입니다 #Rike, Rainer Maria (1875~1926) ..

카테고리 없음 2023.09.19

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일찍 데려가신다

신이 사랑하는 대상은 일찍 데려가신다 박종복 ⁕길을 가는데 목련꽃 한 잎이 머리위로 뚝 떨어졌다. ⁕⁕장인어른도 그 날 밤 저녁밥을 좋게 들고 잠들었다. 밤사이 한 송이 목련꽃인양 목숨이 다하여 돌아가셨다. 그분은 장흥군 보건소의 사무장을 하셨는데 전기가 안 들어오는 시골 마을에 자동차 배터리를 이용하여 전축을 돌리는 멋쟁이셨다. 또 뒤뜰에 그 당시 귀한 유자나무와 단감나무 등 유실수를 많이 심었다. 그 분이 돌아가신 후 집을 처분하였는데 집값 보다 유실수 값이 많이 더 처졌다. 큰 딸과 둘째 딸 그리고 둘째 아들과 본가에서 40km 떨어진 곳에서 따로 지냈는데 신은 그를 밤사이에 데려가신 것이다. 장모는 시신만 보았지 아무런 유언도 남기지 않았다. ⁕⁕찢어지게 가난하였다. 매부는 매일 술을 마시고 누나..

카테고리 없음 2023.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