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할 말이 남아서

담배와 술은 보약이 아니다. 그러나

koarm 2021. 8. 25. 15:20

한 까치의 담배와

한 잔이 술

거기에 더하여

흥얼거리는 유행가에

그는 행복 했었다

 

가까이 지내는 친구 하나 없이

때로는 벗하여 같이 있을 여자 친구를 꿈 꿨지만

나같이 가난하고 볼품없는 무녀리 시인을

좋아할 여자들은 없었다

 

고독은 욕되지 않는다*

그러나 고독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뼈에 사무치도록 외로우면

를 썼다

심장에서 토하는 붉은 피로 시를 썼다

누가 알아주건 말건 시를 쓴다는 것은 살기위한 몸부림이다

 

담배와 술

보약이라고 피고 마시지는 않는다

담배와 술이 내 육체(body)의 건강에 해로우리라는 것쯤은 안다

그렇다면 내 영혼(mind)에 이로운 것은 무엇인가?

 

담배와 술이 없었다면

내 생은 더욱 고독하고 비참 했으리라

즉 담배와 술이 있어 외로운 인생길을 이만큼 견뎌왔으리라

포기하지 않으려면 즐겨야 한다

내가 몇 백 년 살 것도 아니데 내 하고 싶은 것 하다가

때가 되면 풀잎 위의 이슬처럼 미련 없이 가리라

 

*유치환 ~뜨거운 노래는 땅에 묻는다.

**키에르 케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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