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모음 -곁에 없으면 더욱 그리워질까

행복

koarm 2020. 12. 11. 14:58

행복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희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로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노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ㅡ <시 감상 박고암 >

참으로 사랑하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사랑할 사람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다.

비록 알아주지 않는 짝사랑을 할지라도 사랑하는 동안만은 행복하지 않을까 ?

지금 사랑하는 자, 당신은 위없는 행복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사람

에게 감사하라. 그리고 그 사랑이 식지 않도록, 변질되지 않도록 노력하라.

시인이 노래했듯이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리.

그러나 또한듯 이렇지요 사랑하면서 사랑 받을 수는 없을까요 ? 그렇다면 최상의 행복이리라

47. 쪽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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