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 그믐날
설을 쇠기 위해
손톱을 깎는다.
손톱을 깎듯이
내 인생에서 또 한 해를 잘라버린다.
손톱은 다시 자라겠지만
잘라버린 세월은 돌아올 줄 모르는데
해 마다 섣달 그믐이 되면
손톱을 깎고
묵은 해를 잘라야 한다.
그래도 살아 있으니
손톱도 깎고
한 해도 보내는 것 아닌가
흙으로 돌아가면
손톱을 깎을 일도
묵은 해를 보낼 일도 없을 터
살아 있음에 감사한다.
손톱을 깎으며
ㅡ영등포문화원 문예공모전 입선작품 ㅡ
#사랑한다면 지금 그대로
복사꽃 피고 질 때 마다
ㅡ교보문고 판매 중
#노트북 같은 인생이라면
어쩌다 마주친 (산문집 )
2021.2.15 출시, 교보문고 판매
'사랑한다면 지금 그대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음주의보 (0) | 2021.02.18 |
---|---|
봉숭아 시리즈 2 (0) | 2021.02.18 |
붕어빵 속에서 파닥이는 붕어를 보았네 (0) | 2021.02.09 |
나는 복제된 인간이다 (0) | 2021.02.07 |
어둠 (0) | 2021.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