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모음 -곁에 없으면 더욱 그리워질까

술잔을 들며

koarm 2020. 12. 10. 20:58

1. 술에대한 사설

아내가 부침개를 부치면 막걸리가 생각나고

땅콩과 오징어가 있으면 맥주를 마시고 싶고

생선회를 사오면 소주가 제격이다

잠 오지 않는 밤 양주를 한 두잔 마시면 쉽게 잠들 수 있고

임 그리워 서러운 밤이면 아무 술이나 쉽게 취한다

대학시절에는 돈이 없어 막걸리를 주로 마셨다

입사 후에는 술의 종류와 다과를 가리지 않았다

요즈음은 값싸고 쉽게 취하는 이슬이를 마신다

 

이백의 월하독작은 아니더라도

술은 혼자 자작할 적에

속도와 양을 조절할 수 있고

그 진미를 음미할 수 있다

사랑하는 연인과 마신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별을 헤아리고달빛탑을 쌓느라 쉽게 취하지 않던가?

나는 술을 사랑한다

주도유단 중 1단 애주 즉 주도이다

 

2.이슬이 애찬

 

너를 주야로 사랑하여

너를 버릴 수 없음은

내 사랑이 그만큼 큼이라

 

양주는 너무 독하고

맥주와 막걸리는 배 부르고

포도주는 너무 비싸지만

 

너는 1,450이면 마실 수 있고

기분좋게 취하게 만들어

반주로 너를 마시면 소화도 잘 되니

어찌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서민의 술

애환을 달래주는 벗

너무 독하지도 순하지도 않는

16.9도의 적당한 도수

너 이슬이여

 

3.장진주사

   송강 정철

 

한잔 먹세그려 또 한잔 먹세그려

꽃 꺾어 셈하며 무진무진 먹세그려

 

이몸 죽은 후면

지게 위에 거적 덮어 졸라서 매어가나

구슬근 비단 상여에 만인이 울며 따르거나

억새 속새 떡갈나무 백양나무 숲에 가기만 가면

누른 해 흰달 가는 비 굵은 눈 쓸쓸히 바람 불 제

뉘우친들 무엇하리

 

 

 

4.고래사냥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 뿐이네 에~

무엇을 할 것인가 둘러 보아도

보이는 건 모두가 돌아 앉았네 에~

간밤에 보았던 꿈에 세계는

아침에 일어나면 잊혀 지지만 아~

그래도 가슴 속에 뚜렷이 있다.

한 마리 예뿐 고래 하나가 아~

흘러간 옛가요에는 사상이, 철학이 있었다.

요즈음의 알수 없는 노래들은 무얼 말 하는지...

고래가 술을 마신다면 많이 ,잘 마실 것이다.

그래서 술고래라는 말이 나왔을까 ?

 

 

5.이백일두시백편이라.

이백은 술 한 말 마시고 시 백편을 썼다고!

그래서 말 술의 대가인 고은 시인은

"젊은 시인들이여 술을 마셔라"라고 했을까 ?

IN VINO VERITAS 술에 진실이 있다

그런의미에서 자 한 잔 더.

원 샷

 

6.나는 술을 좋아한다.

술을 마시면 언제부턴가 섹스를 못하지만

나는 섹스보다 술을 더 좋아하는 이상한 족속이다.

대학 시절에는 돈이 없어 막걸리를 주로 마셨다.

입사 후에는 술의 종류와 다과를 가리지 않고 마셨다.

은퇴 후에는 값싸고 쉽게 취하는 소주를 늘 마신다.

 

 

 

7. 최초의 술은 포도주라는 설이 있다. 자연 상태의 포도가 바위의 움퍽한 곳에 떨어져 비가 오

면 포도와 물이 섞이고 포도 껍질에 있는 미생물에 의해서 자연발효가 이루어져 알코올 성

분이 생겨 포도주가 만들어 진다는 것이다. 이것을 우연히 원시인이 먹어보게 되고 결국은

포도를 재배하고 포도주를 양조하는 단계로 발전하였다는 것이다. 수궁이 가는 이야기이다.

우리 조상들은 어떤가?

고대의 우리 조상들도 일찍이 술을 빚어 마셨다. 부여의 영고, 고구려의 동맹, 동예의 무천,

그리고 삼한의 농경의례 등 부족국가시대의 제천의식에 마을 단위로 음주와 가무를 즐겼다.

옛 선비들도 술을 마시며 시를 짓는 것을 풍류로 여겼다.

그런가하면 술에 얽힌 애환도 많았다. 밀주 단속! 쌀이 부족했던 일제시대나 박정희 정권시

대 술을 빚어 마시려는 농민들과 그것을 단속하려는 관원들 사이의 전쟁이 처절하였다.

음주에도 도가 있을까?

주도유단酒道有段이란 청록파 시인 지훈 조동탁(1920.12.3~1968.5.17) 선생의 수필집이 있

. 그는 고대 교수로 재직 중 48 세로 요절한 애주가로 알려져 있다. 그 수필집에서 음주를

99단인 18 단계로 구분하여 내가 알기로는 술 마시는 것을 처음으로 도의 단계로 끌어

올린 것이다. 첫 번째는 부주不酒(술을 아주 못 마시는 것은 아니지만 안 마시는 사람)으로

1급이며 10번째는 애주愛酒(주도酒徒라고 하며 술의 진미를 아는 사람)로서 1단이다. 마지

18번째 9단으로 명인(폐주廢酒는 열반주라고 하며 술로 말미암아 다른 술 세상으로 떠나

게 된 사람)이다.

나는 주도유단 중 1단 애주 즉 주도이다. 결코 명인은 되고 싶지 않다. 술을 사랑하되 그 술

로 인해 죽고 싶지는 않다는 말이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의사가 처방한 칠백여 종의 약 가운데 백여 종 속에는 맥주가 들어갔다

는 말처럼 술은 도를 지나치지 않으면 약이 된다, 마치 비상처럼 .그러나 적당히 마시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 음주의 폐해는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지나친 과음으로 인한 간

경화, 간암으로의 사망, 주사로 인한 주위 사람들의 피해, 또한 술은 자살충동을 행동으로

옮기는 방아쇠 역할을 한다고 한다.

진짜 술꾼은 혼자 마신단다. 그것도 대낮에. 단 주정이 없어야 한단다. 이런 의미에서 천하의 이태백도 진정한 술꾼이라고는 하기 어렵다. 그의 시 월하독작月下獨酌이 말해주듯 그는 주로 밤에 혼자 마셨으므로. 주도酒徒인 나는 장모도 못 알아본다는 낮술을 혼자서 가끔 마신다. 점심 먹을 때 반주로 마시는 소주의 맛! 말술의 대가인 고은 시인님은 젊은 시인들

이여 술을 마셔라.’라고 했다고 한다.

IN VINO VERITAS. 술에 진실이 있다는 말이다. 내가 최근에 배운, 내가 유일하게 할 줄 아는 라틴어이다. 애주가의 헛소리라고 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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