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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미쳤나봐 -새시집 COMING SOON

koarm 2023. 9. 19. 17:22

NEW POETRY COMING SOON 세월이 미쳤나봐

 

 

세월이 미친 것 같아요

 

공원에서 오늘이 며칠이냐고 묻는 여자를 또 만났다

오늘이 917일아고 대답해주자 그 여자 다시 한 번

세월이 미친 것 같아요한다

 

내가 보기에는 그녀가 미친 것 같다

아니 세월도 미치고, 그녀도 미친 듯

덩달아 나도 미친 듯

 

 

 

 

 

 

 

 

 

 

 

 

 

 

 

 

 

 

 

 

 

 

 

 

 

 

 

 

 

 

 

 

 

 

Part 1 일산 詩抄 1

 

 

 

 

 

 

 

 

 

 

 

 

 

 

 

 

 

 

 

 

 

 

 

 

 

 

 

 

 

 

 

 

 

 

 

 

 

 

 

 

 

 

 

 

1.一山

 

일산에는

하나의 산이 있다

정발산

 

 

 

 

 

 

 

 

 

 

 

 

 

 

 

 

 

 

 

 

 

 

 

 

 

 

 

 

 

 

 

 

2.고양에 살어리랐다

 

고양에 오니

고향에 온 것 같네

꽃 많고 책방 많고 나무 많아

옛 고향  생각 절로 나네

 

타향도 정들면 고향

고향도 떠나면 타향

고양이 새로운 고향이 아니드냐

 

 

 

 

 

 

 

 

 

 

 

 

 

 

 

 

 

 

 

 

 

 

 

 

 

 

 

3.일산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1기 신도시 중 하나

일산호수공원

정발산

고양 꽃 박람회

파주 출판물 단지 근처 ?

 

내가 새들어 사는 밤가시마을

밤나무가 많았다죠

밤나무를 베어내고 마을을 조성했다죠

조용하고 심성이 고운 사람들이 사는 마을

정발산이 내뿜는 산심(山心) 人心

 

 

 

 

 

 

 

 

 

 

 

 

 

 

 

 

 

 

 

 

 

 

 

 

4.고양입니다

 

고양 출신 장정이 입대하다

병장이 묻는다

고향이 어디야?

고양입니다

 

이 새끼야 고향이 어디냐고?

고양이라니까요

 

이놈 빳다를 맞아야겠군

고향도 모르다니.

 

 

 

 

 

 

 

 

 

 

 

 

 

 

 

 

 

 

 

 

 

 

 

 

 

5.정발산 아래

 

바로 밑은 2층 전원 주택

그 밑은 4층 이하 빌라나 연립

더 밑은 고층 아파트, 고층 빌딩

정발산의 풍광을 가릴까봐

 

 

 

 

 

 

 

 

 

 

 

 

 

 

 

 

 

 

 

 

 

 

 

 

 

 

 

 

 

 

 

6.일산에 산다는 것

 

고양특례시에는 일산동구, 일산서구, 덕양구가 있다

나는 40여년간의 서울살이를 접고

일산동구 밤가시마을로 왔다

 

일산은 분당이나 판교같이 잘사는 동네와는 달리

우선 조용하고 평화롭다

사람들은 선하고 남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다.

경제적으론 다른 신도시보다 못 하지만 진짜로 사람 사는 곳이다

 

어제 아내는 일산5일장에서 먹거리를 사왔다

5일장? 도시에서 무슨 5일장

 

일산이 좋아 일산에 살어리랐다

정발산, 호수공원 ,꽃박람회 , 나무, 나무

일산!

 

 

 

 

 

 

 

 

 

 

 

 

 

 

 

 

 

 

 

 

Part 2. 일산시초2

 

 

 

 

 

 

 

 

 

 

 

 

 

 

 

 

 

 

 

 

 

 

 

 

 

 

 

 

 

 

 

 

 

1.이웃

 

밤가시 마을 우리 집 우측에는 다리를 다쳐 잘 걷지 못 하는 남자가 살고

우리 집 좌측에는 눈이 안 보여 안내 견에 의지하는 여인이 살고

그 사이에서 시 쓴다고 잠 못 이루는 무녀리 시인이 산다.

 

 

 

 

 

 

 

 

 

 

 

 

 

 

 

 

 

 

 

 

 

 

 

 

 

 

 

 

 

 

 

 

2.육교 밑 버스 정류장

 

친구 남편이 위암으로 사망하여

아내가 문상 갔다

일산에서 서울 가락동까지 전철타고, 버스 갈아타고

자정이 넘어 귀가하는 아내를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린다.

 

이 무엇이며 죽음은 무엇인가

아내도 먼길 다녀오느라 힘들겠지만

지아비를 여인 이제는 미망인이 된 아내 친구의 애통함에 비길까

 

생자필멸

왜 인간은 죽을 운명인가

승객이 하나 둘 씩 내리다 보면

텅빈 버스처럼 인생이 빈다

공수래 공수거

 

 

 

 

 

 

 

 

 

 

 

 

 

 

 

 

 

 

 

 

 

3.4층 아파트의 로얄 층

 

층간 소음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안방에서 주방에서 푸른 나무를 가가이 볼 수 있다

 

이사 오 갈 때 사다리차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작은 텃밭이 있어 채소나 화초를 가꿀 수 있다

 

재활용 분리 수거시 쉽게 할 수 있다

승강기 운행에 따른 비용이 없다

 

 

 

 

 

 

 

 

 

 

 

 

 

 

 

 

 

 

 

 

 

 

 

 

 

4.밤가시마을에 뜨는 달

 

초저녁잠에서 깨어 보니

4층 아파트 위에

보름달이 둥실 떳다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 창해하면 돌아오기 어려우니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읊었던 황진이

 

얼씨구 절씨구 황진이 황진이

황진이 너를 안고 내가 돌아간다

 

 

 

 

 

 

 

 

 

 

 

 

 

 

 

 

 

 

 

 

 

 

 

 

5.일산과 영등포

 

영등포는 삭막한데

일산은 정겹다

 

영등포는 소란한데

일산은 고요하다

 

영등포 그중 당산동은 도시라면

일산 그중 밤가시마을은 시골 같다

 

일산에는 꽃도 많고 나무도 많고 산책로도 무수히 많다

무엇보다 영등포에 없는

마음의 여유와 평화가 있다

 

 

 

 

 

 

 

 

 

 

 

 

 

 

 

 

 

 

 

 

 

 

 

6.일산 밤가시마을

 

밤나무가 많았다

일산신도시가 생겼다

밤나무가 있던 자리에 밤가시마을이 들어섰다

낮으막한 4층 아파트

 

사람들은 착하고

왕래하는 행인들도 드물다

배달 오토바이만 바쁘다

 

말이 아파트이지 연립주택

텃밭과 베란다에 꽃모종을 심는 사람 야채를 가꾸는 사람

자연과 더불어 산다

 

 

 

 

 

 

 

 

 

 

 

 

 

 

 

 

 

 

 

 

 

 

 

 

7.정발산

 

어디로 들어가든

나오는 길은 자유이다

정발산에는 의 길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맨발로 흙길을 걷는다

출발점에 돌아오면 발을 씻을 수도가 있다

 

 

 

 

 

 

 

 

 

 

 

 

 

 

 

 

 

 

 

 

 

 

 

 

 

 

 

 

8.하늘 가까운 마을에 살어리랐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모두 4층으로

엘리베이터가 없다

층수가 낮으므로 하늘을 가까이 볼 수 있다

밤이면 별도 볼 수 있다

조금만 걸어가면 정발산으로 통하는 가로공원이 있다

그네도 있고

벤치도 있고

책 읽을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오늘도 정발산 입구까지 걸었다

나무가 우거져 공기도 좋고 해도 가려준다

 

서울생활 40여년 만에 이곳 교외로 이사를 왔다

주민들이 아주 조용하고 순박하다

정이 넘치고

남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

 

 

 

 

 

 

 

 

 

 

 

 

 

 

 

 

 

 

 

part 3

 

밤이 좋아 밤에 사노라네

 

밤에 잠들려해도 잠 못 이루는 것은 고역이다

그러나 밤이 좋아 밤에 사는 것은 사치이다

새벽 330분 나는 깨여 있어 밤과 연애를 한다

잠 자야 한다고?

죽으면 영원히 잘 잠 무얼 그리 연연해하는가?

 

밤에 내 들창가를 찾아온 소녀를 사랑한다

그 소녀는 때론 자장가를 불러주고, 때론 격렬한 몸짓으로 나를 흥분시킨다

밤참을 나르는 오토바이 소리도 잦아진 깊은 밤

나는 밤의 소리를 듣는다

 

건달이니 오늘 못 자면 내일 자면 된다

조간신문이 오면 흝어보고 잠자리에 든다

그런 면에서 뉴스를 맨 먼저 보는 사람 중의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