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같은 인생이라면
孤岩 박종복 시인 시집선
다시 한 번 부끄럽다. 그리고 미안한 마음이다 하지만 이 詩들은 시인이 손끝으로 쓴 시들이 아니다 마음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쓴 시들이다 부디 동시에 출간하는 산문집 <어쩌다 마주친>과 함께 독자들의 사랑을 받기를 기대한다. 朴鍾福 |
도서출판 春火
지은이 孤岩 박종복
고 이청준 선생님, 한승원 소설가님을 낳은
전남 장흥 대덕에서 태어나다
국립전남대학교 법학과를 졸업,
전 국회사무처 의전과, 관리과
전 IBK 기업은행 국제영업부, 광주 지점 등에서 근무
현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인)
전자우편 bjb263124@naver.com
다음 블로그 _박종복 시인
[그동안 펴낸 책]
30대, 신혼의 꿈에 젖어 있는 그대에게 (산문집, 2012.12)
어느 봄날에선가 꿈에선가 (시집, 2012.6)
고독은 나의 운명 (시집, 2017.12)
복사꽃 나무는 일곱 번 핀다 (시집, 2018.12)
복사꽃 피고 질 때 마다 (시집, 2020.7)
사랑한다면 지금 그대로 (시집, 2020.7)
목 차
01 At my nook
At my nook 11
잊혀진 이름으로 13
괜찮아 너 만하면 괜찮아 – 1 14
펀 (Fun) 15
<우산 시리즈> 우산 1 16
둘이서 한 우산을 2 16
우산 3 16
인생에는 가정법이 없다 17
신시와 산제사 18
간격 19
잃어버린 순진무구한 20
친구와 아는 사람을 구분하자 21
그녀의 사생활 23
뽕따러 가세 24
끝까지 살아내야 한다 25
<잠 시리즈> 잠 1 26
잠 2 28
잠 3 29
잠 4 30
잠 5 31
KTX 32
1. 앉아서 오줌 누는 동물 33
2. 여자들만 소변을 본 후 화장지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34
그것이 산다는 것 35
온리 유 Only you 36
슬픔이란 37
네 몸이 명하는 대로 살라 38
음양의 조화 40
내가 생성한 단어 41
우환폐렴 시대 1년 42
여명에 43
밤으로의 긴 여로 44
02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47
新 방아타령 48
넵둬부러 49
<자기만의 방>이 있다는 것 50
산다는 건 약간 불편한 것 52
사랑한다면 53
문정희 시인의 <이별 이후>를 읽노라면 54
암소 한 마리 55
혼 밥 57
짧은 만남, 긴 이별 그러나 너무 길지는 않을 58
세상 모든 것 죽음보다는 낫다 59
정 주고 싶은 사람 60
물소리 61
친구 62
화물선 63
당신이 그 이 입니까? 64
노트북 같은 인생이라면 65
문 66
가시 빼기 67
보리 방구 68
영적 교만 69
전라도 사람들 70
혼자 있는 시간을 연습하자 71
Money is 73
03 노래는 노래이다
노래는 노래이다 77
아내의 품 78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자 79
밤은 살아 있다 80
나는 아나키스트인가? 81
사람이 무서워 82
트로트 공화국 83
어머니 이젠 촛불을 켤 때입니다 84
Take love easy & Take life easy 86
몸으로 말하라 87
태초에 Sex가 있었다 88
인생이란? 89
여자와 기계 90
間節氣 91
내가 받은 은혜를 패스하자 92
사랑하라 오늘이 이 세상 마지막 날인 것처럼 93
고희(古稀)를 바라보며 94
칼은 감추고 웃어라(笑裏藏刀) 95
기생충 같은 너 96
웃으면서 가자 97
사랑과 우정 98
살아 있는 것은 모두 소중하다 99
順理대로 100
19층 월남 댁 101
거지 근성 102
낙화 정기 예금 104
밤비 105
빅 브라더 106
내 집 울타리 밖을 나가지 마라 107
男과 女 108
너를 생각하면 109
그녀의 방 110
노래방에서 생긴 일 111
시니어들이여 112
방석 113
<복사꽃 시리즈> 1. 복사꽃 나무는 일곱 번 핀다 114
2. 복사꽃 피고 지고 115
3. 복사꽃 피고 질 때 마다 116
01 At my nook
At my nook
잊혀진 이름으로
괜찮아 너 만하면 괜찮아 – 1
펀 (Fun)
<우산 시리즈> 우산 1
둘이서 한 우산을 2
우산 3
인생에는 가정법이 없다
신시와 산제사
간격
잃어버린 순진무구한
친구와 아는 사람을 구분하자
그녀의 사생활
뽕따러 가세
끝까지 살아내야 한다
<잠 시리즈> 잠 1
잠 2
잠 3
잠 4
잠 5
KTX
1. 앉아서 오줌 누는 동물
2. 여자들만 소변을 본 후 화장지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것이 산다는 것
온리 유 Only you
슬픔이란
네 몸이 명하는 대로 살라
음양의 조화
내가 생성한 단어
우환폐렴 시대 1년
여명에
밤으로의 긴 여로
At my nook
아파트 구석진 곳
외등이 켜있고
앙상한 가지의 나무 두 그루
한 사나이가 벤치에 앉아
기약 없이 떠난 임을 그리며
콜록거리면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밤은 깊어 자정이 넘었는데 아무도 오고 가지 않는 구석진 자리에서 연타로 담배를 피운다
“흡연은 발기부전을 유발 합니다”라는 담배 갑의 경고문을 바라보며 그러거나 말거나 나 몰라라 하면서
서재로 돌아온 사내는 시인동네 과월호에서「중독된 사람들」부분을 찾아 읽는다
“담배와 섹스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말에 담배를 택한 루이스 브뉘엘이 좋고 죽는 순간까지 시가를 끊지 못했던 프로이트가 좋고 담배를 끊지 않으면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는 의사의 말에도 아랑곳없이 담배를 계속 피운 사르트르가 좋고….”
젠장 좋기는 무엇이 그리 좋아? 지금은 흡연자가 설 곳이 없는데
중독된 사람들이라 당신은 니코틴중독자, 알코올중독자, 카페인중독자, 사랑중독자인걸(nicotine holic, alcoholic, caffeine holic, sex holic….)
중독되지 않고 지금 이 시대에 말짱한 정신으로 살기가 쉬운가? 무엇엔가는 중독되어 살아가고 있지 않나?
잊혀진 이름으로
한 때는 나를 ‘My better half’라고 부르던 사람도, 오빠 오빠하며 따르던 여자애들도, 지구 끝까지라도 나를 잊지 않고 따라 오겠다던 이들도 이제는 모두 가고 잊혀진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다
어떤 때는 기억한다는 것보다 잊혀진 것이 좋을 수도 있다. 잊지 못해 마음 아파하는 것 보다는 잊는 것이 마음 덜 아프니까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언뜻언뜻 떠오르는 이름은 어쩔 수 없다. 그게 사람의 일이고 기억이라는 것인데 어떻게 기술사의 모자처럼 까맣게 지울 수가 있겠는가?
그러나 맺지 못 할 인연일랑 생각을 말자
Let bygones be bygones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니까
잊혀진 이름으로 다시는 부르지 말자
괜찮아 너 만하면 괜찮아 – 1
그동안 모진 삶을 살았지만
그래도 굴하지 않고 살아왔으니
괜찮아 너 만하면 괜찮아
큰돈은 벌지 못했고
벼슬도 높게 못 했지만
아들 딸 교육시키고
그만큼 키워놨으니
괜찮아 너 만하면 괜찮아
니 식으로 살아온 인생
흠도 있고 점도 있지만
자신이 살아온 인생에 유감이 없다면
괜찮아 너 만하면 괜찮아
크게 한번 웃는 거야
괜찮다고
펀 (Fun)
음식은 맛이 있어야 하고
영화나 소설은 흥미진진해야한다
세상만사 재미가 있어야한다
사람도 재미가 있어야 또 만나지
고리타분하고 고지식한 사람은 딱 질색이다
강의도 재미가 있어야 수강생이 모인다
지루하고 따분한 것을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람 사는 것도 재미가 있어야한다
무미건조한 삶은 싫다
사랑도 재미가 있어야한다
황홀한 사랑, 살아 있는 동안
인생은 진지하게는 살 되
심각하게는 살지 말자
인생도 글도 유희로서 소꿉장난 하듯 살자
나는 재미없는 천국 보다
재미있는 지옥을 택하겠다
<우산 시리즈>
우산 1
빗속을 우산을 쓰고 걷는다
너는 우산을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
나는 비를 맞더라도 네게 우산을 씌어주고 싶다
둘이서 한 우산을 2
둘이서 한 우산을 쓰고 걷는다
좀 더 네 쪽으로 우산을 씌어주고 싶다
나는 비 맞더라도 너는 한 방울의 비도 맞지 않도록
우산 3
비를 가리면 우산
햇볕을 가리면 양산
나는 너의 영원한 가리개가 되고 싶다
인생에는 가정법이 없다
인생에는 if가 없다
원인과 결과만 있을 뿐이다
아내는 곧잘 그 때 그랬더라면 하고 가정을 하는데
인생에는 가정법이란 없다
중고등 시절 그렇게 머리 아프게 했던 가정법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쓰는 가정법 과거완료형
“만약 ~했더라면 ~했을 텐데”는 문법시간에 배웠던 것처럼 과거의 상황과 반대되는 사실이다
그때 대치동 땅에 투자했다면 큰돈을 벌었을 텐데
투자를 안 했으니 못 벌었다는 뜻이다
막막한 세상 생각만으론 가정을 함으로써 오늘을 이겨낼 수 있을지는 모른다
상상은 자유요 위안이 될 수 있으니까
그러나 가정은 생각 속에 있고 현실은 팩트이다
잘 살아왔건 못 살건 if만으로는 해명이 안 된다
그렇게 살아왔으니까(원인) 오늘의 우리가 있는 것(결과)이니까
신시와 산제사
석가가 말한 무재칠시無財七施 중에 身施라는 것이 있는가 하면 바울은 산제사를 강조하였다
둘 다 몸을 드리는 것이라는 점에서는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곡해해서 잘못 적용하면 이단이 될 수 있다. 드릴 재산이 없어 몸을 드린다는 부처의 신시(身施)와 어떤 제사보다 자기 몸을 산제사로 드리라는 바울의 말은 일맥상통하다
그러나 이것을 이용해서 신자들의 몸을 요구하는 사교가 되면 크게 벗어날 뿐만이 아니라 이단이 되는 것이다
행여 이것을 빌미로 하여 신자들의 몸을 요구하는 종교 집단은 없을까? 스스로 자신의 몸을 드리는 신도는 없을까? 정말 없을까?
간격
나무와 나무 사이에 간격이 있어야 하듯
사람들 사이에도 거리가 있어야한다
너무 가까우면 나무들이 살 수 없듯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
그것은 살을 맞대고 사는 부부사이에도 똑같아
인간은 결점 투성이어서
멀리 있을 땐 안 보이던 결점이
너무 가까우면 보이게 되어 있어
간격을 두고 있을 땐 향기 나는 관계도
너무 가까우면 땀 냄새 나는 것이 인간사이야
그러므로 아무리 좋아해도 너무 가까이는 가지 마
부부가 아닌 남녀 사이도 가까이가 문제가 될 수 있어
가까이하면 전기 통하게 되어 있거든
잃어버린 순진무구한
어린애들은 순진무구하다 (the innocence of childhood)
우리는 어린애 같은 순진무구함을 잃어버렸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가식 없는 어린애의 순진무구함
가식이란 어른들의 세계다
어린애의 순진무구함, 나이를 먹을수록 이 순진무구함을 잃어버린다. 순진무구함을 잃어버리게 하는 데는 잘못된 교육과 문화의 탓도 있다.
어른들에게 성 개방은 문제가 안 될지도 모르지만 초등학교 1,2학년 까지 단체로 화장실에서 야동을 보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나는 희랍인 조르바와 장자를 흉내 내어 살고자 하였다. 그런데 왜 그게 그렇게 어려웠을까?
비록 타락하고, 퇴행을 저지르지만 아직도 내게는 어린애 같은 innocence는 있다. 가식 없이 살고자 한다. 동심의 세계에 살고자 한다.
친구와 아는 사람을 구분하자
친구(friend)라면 자기 속의 아픔을 함께 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단지 아는 사람(just known people)은 말 그대로 아는 사이일 뿐이다 세상에는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친구는 많지 않다. 다수의 아는 사람은 있을 수 있지만.
Aristoteles는 ‘모든 사람에게 친구는 단 한 사람에게도 친구가 될 수 없다’(A friend to all is a friend to none)고 했다. 또 그는 ‘친구란 제 2의 자신이다’라고도 했다.(A friend is a second self.)
나는 친구란 나의 더 나은 반쪽이라 부른다.
A friend is my better half.
친구는 성별, 국적, 나이를 초월해서 있을 수 있다
A girl friend, A boy friend 라고 하지 않는가.
단 인터넷에서 접근하는 낯설은 사람들은 조심해야 한다.
내국인이건 외국인이건 혹심을 품고 접근하는지도 모르므로.
만나서 차 마시거나, 같이 식사 한다고 친구일 수는 없다.
친구라면 당신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곁에 있어주는 친구가
참 친구일 터니까.
A friend in need is a friend indeed
그렇다면 진정한 친구는 얼마나 많이 가능할까?
정호승시인은 산문집에서 ‘친구는 한 사람이면 족하고 두 사람이면 많고 세 사람은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그와 같은 맥락의 말을 일찍이 키에르케고르가 했는데
키에르케고르는 ‘만약에 모든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이 자기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를 안다면 세상에 3명이상(4명부터)친구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If everyone knew what others say about him, there would not be four friends in the world
- Kierkegaard -
이제 그저 아는 사람과 친구를 구분하자
그저 아는 사람은 많을 수 있지만 친구란 어디에 있는가?
그녀의 사생활
그녀라고 사생활이 없겠는가?
중년의 여자들이 원하는 건 hus보다 자유스럼이다
거기에 더하면 쇼핑을 같이 갈 딸이다.
은퇴하여 삼식이 노릇하는 hus는 낙제점 일 뿐
그러므로 그녀가 밖에 나갔다 왔을 때 꼬치꼬치 캐묻지 말고 행여 밖에 있는 그녀에게 전화하지 마라
그녀의 휴대폰을 넘겨보려 하지 말고, 비망록을 뒤져보지 마라
그녀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마라
그녀의 사생활을 존중하라
Do not invade her privacy
Respect her privacy
Do not ask her where she has been
Do not mind whom she met
Do not mind what she did outside
That is her freedom, her privacy
She is also a free human being as you are
She can do whatever she want to without your permission
뽕따러 가세
누에를 키우던 시절
삼순이는 삼식이가 만나고 싶을 때 마다
뽕 바구니 옆에 끼고 뽕 밭으로 뽕 따러 갔다
아줌마가 된 삼순이
요즈음은 임을 만나고 싶으면
쇼핑백을 들고 마트나 백화점으로 간다
그 옛날엔 사랑을 나누려면 뽕밭과 보리밭밖에 없었는데
요즈음은 사방에 사랑을 나눌 곳이 즐비하다
끝까지 살아내야 한다
출근하고
퇴근하고
잠깐 쉬었다 또 출근하고
월세 낼 때는 도둑맞은 것 같고
카드 결제일은 한숨만 나온다
월급날만 반짝 기쁘고
어제까지 같이 일하던 동료는
오늘부터 보이지 않는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의 터널
그래도 살아내야 한다
끝까지 살아내야 한다
어떻게 살아왔는데 여기서
포기 할 수는 없다
<잠 시리즈>
잠 1
일정한 직장이 없는 은퇴자인 나로선
언제든지 졸리면 잔다
낮잠도 초저녁잠도 달콤하다
저녁을 먹고 곧 잠들면 11시경에 깨는데
새벽 1, 2시경까지 글을 쓰거나
밤중의 소리를 듣는다
불면증 환자의 특징은 자야한다는 강박관념이다
하룻밤 안자면 죽나?
우리에게는 내일이 있다. 오늘 못 자면 내일 자면 된다
임어당(린이탕)은 PEN 클럽 회의 와서도 낮잠을 즐겼다
자고 싶으면 자라
그러나 자려고 애쓰지 마라
아내는 TV를 보다가 끄지 않고 잠에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절전을 위해서라면 TV를 꺼야겠지만 아내의 꿀잠을
위해서 그대로 끄지 않고 둔다
그러다 보면 아내는 가끔 눈을 뜨고 TV를 보다가 졸다가 아내의 잠은 불연속적으로 이어진다
한 때는 나는 잠을 이룰 수 없어서 술을 마시고 약을 과다 복용해서 심한 부작용을 경험했다
지금은 밤의 적막이 더 없이 좋다
어느 정도 잠에 대해서 자유를 얻었다
Freedom from sleeping
잠자리에 누워 잠이 들지 않으면
계속 누워있지 말고 다른 일을 해야 한다
담배를 피우러 밖에 나갔다 오거나 일기를 쓰거나
그러나 아무리 밤의 적막이 좋아도
조간신문이 올 시간이면 자야한다
우리에게는 내일이 있다
절대로 자야한다는 강박관념은 가지지 말자
만약 언제 잠 드는지 알아보려 하면 잠 들지 못 할 것이다
잠은 의식하지 않을 때 자연스럽게 오는 것이니까
I will lie down and sleep in peace( Psalm 4 : 8) thanks to God
God gives sleep to those he loves (Psalm 127 : 2)
잠 2
잠잔다고 하는 건 죽음의 상태이지
잠깐 자면 잠깐 죽는 거고
오랫동안 자면 길게 죽는 거고
영원히 자면 영원히 죽는 거지
즉 죽으면 영원히 자는 거지
간밤에 9시 경에 잠들어
오늘 아침 5시에 깨었다
그렇다면 8시간 동안 나는 죽어 있었다
즉 간밤 9시에 죽었다가 오늘 아침 5시에 나는
부활한 셈
죽은 지 사흘 만에 부활한 예수도 3일 동안 잠자다가
깨어난 것은 아닐까?
잠자는 시간이 죽은 상태라면 되도록 깨어 있어야
현생에서 살아있는 시간이 긴 것
그래서 수도자는 잠이 적어야 한다고 했나?
잠 3
졸릴 때 곤히 자는 것은 보약이다
자려고 해도 잠 못 드는 것은 고역이다
졸리는데 잠 못 자게 하는 것은 큰 고문이다
잠 4
자의든 타의든
잠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밥보다 필요한 것이 잠이다
한 두 끼 굶어도 끄떡없지만
잠을 안자면 끄떡 있다
공원 벤치에서라도 자야하는 것이
노숙자의 삶이다
잠 5
잠을 위한 나의 만트라(Mantra)
나는 편안히 누워 주님의 도우심으로 잠들 것이다. 그러나 절대로 빨리 자려고, 또는 쉽게 자려고 애쓰지 않을 것이다. 나는 다만 잠의 여왕이 내게 임하길 기다릴 뿐이다. 나는 A sound and deep sleep를 바라고 원한다.
나는 믿는다 주님은 깊고 편안한 잠을 주실 것을.
왜냐하면 주님은 나를 사랑한다고 믿으므로 나는 내가 원하면 언제고 어디에서고 담배를 피울 수 있다
Be calm, be still and know that He is your God Keep peace of mind in you. I can smoke at any time or at any place if I want
I will lie down and sleep in peace ,thanks to God But I don`t try to sleep earlier or sooner I will just wait until the queen of sleep comes to me I hope and I wish A sound and good sleep I believe God gives me a sound and good sleep because God loves me Be calm and be still and know that He is your god Keep peace of mind in you
I can smoke at any time and at any place if I want
KTX
아빠를 알 듯 말 듯한 어린 것과
사랑하는 아내를 싣고
포항행 KTX는 떠나가네
사내는 자정 비행기로 머나먼 이국땅으로
떠나야 하는데
다음 휴가 때 까지는 4개월을 기다려야 하는데
포항으로 떠나는 임은 KTX 좌석에 기대어
흐느껴 울고
보내는 사내는 KTX 승강장에서 소리 없는
가슴으로 울고
철없는 어린 것은 아빠 품에서 안 떨어지려고
울고
울지 마 울긴 왜 울어*
개소리 하네
슬프면 울기라도 해야지
불란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무정한 KTX는 떠나가고
서울역 승강장에서 사내는 울어야 하고
해외근로자의 슬픈 현실의 벽
*대중가요
1. 앉아서 오줌 누는 동물
40여 년 전 면사무소에서 병무요원으로 방위근무를 했다.
상사라고 할 수 있는 면사무소 직원이 <여자>를 칭할 때
항상 쓰는 말이 있었다.
<앉아서 오줌 누는 동물> 이라고
요즈음은 남자들도 집에서는
<앉아서 오줌 누는 동물>이 많다고 한다.
좌식 변기의 카바에 오줌이 묻을 까봐.
사모님들이 그것을 그렇게 좋아한다나.
여자라고 언제나 앉아서 오줌을 누지는 않는다.
샤워할 때는 선채로도 오줌을 누는 경우가 있으니까.
2. 여자들만 소변을 본 후 화장지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여자들은 소변을 볼 때 화장지가 필요하다.
구조가 그렇게 생겼으니까.
그러면 남자들은?
탈탈 털어 넣으면 된다.
그러나 전립선이 부은 남자들은 탈탈 털어 넣어도 부족하다.
아무리 탈탈 털어도 잔뇨가 팬티에 묻으니까.
그러므로 그런 남자들도 소변을 본 후 화장지가 필요하다.
남성의 여성화 인가?
그것이 산다는 것
열렬히 사랑하다가도 生이별하고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 까지 살자 던 사람과도
死이별하고
때로는 자신이 병마에 시달리기도 한다
어떤 질병은 평생 약을 먹어야하기도 한다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고
부자는 날로 더 부자가 되고
명예와 출세를 위해 광분하던 친구는 꿈이 산산이 부서져
술로 세월을 보낸다
그것이 산다는 것, 그래도
생명이 붙어 있는 한 살아내야 한다
희망만은 버리지 말자
희망을 포기하려면 죽음을 각오해야 하리
온리 유 Only you
당신의 건강을 챙길 사람은 오직 당신 Only you
당신의 행복을 위해서도 오직 당신 Only you
당신의 운명을 결정 짓는 것도 오직 당신 Only you
부모 형제도, 배우자도, 자식도 그것들을 책임질 수는 없어
건강만 하더라도 의사는 도움은 될 수 있지만
건강을 챙겨야 할 사람은 오직 당신 Only you
부자로 사는 것도, 가난을 면치 못하는 것도 당신 탓
Only you
불가항력적인 것이라도 다른 사람이 아닌 오직 당신이
Only you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자신의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지 마
자신의 문제는 Only you의 문제이니까
그러므로 아프지 마
건강하게 살아
행복하고 여유롭게 살아
커튼이 내려오면 극은 끝나 그전에 인생을 즐겨
슬픔이란
기다릴 수 있을 때는 슬픈 게 아냐
기다릴 수 없을 때가 슬픈 거야
조금이라도 희망이 있는 한 슬픈 게 아냐
희망마저 없을 때가 슬픈 거야
이별하는 순간은 그렇게 슬픈 게 아냐
진짜 슬픈 것은 이별 후에 오는 거야
살아 있는 한 어떠한 어려움도 슬픈 게 아냐
죽음이 가장 슬픈 거지
네 몸이 명하는 대로 살라
선입관과 고정관념을 바꾸려한다는 것은 진짜 어려워요. 바꾸려 하지 마. 상대를 안 하면 되니까. 그러나 같이 사는 사람은 상대를 안 할 수 없으니까 서서히 이해 시켜야 해. 말로 아니라 무언의 행동으로. 믿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해.
배고프지 않아서 밥 먹지 않았고 졸리지 않아서 밤 새 깨어 있었다. 이런 나를 아내는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내가 잘못된 것일까? 아내가 틀린 것일까?
누군가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쏟지 말자. 서로에게 해로 우니까. 너는 실망할 것이고 상대는 귀찮아 할 테니까. 난로처럼 일정한 간격을 유지 하도록.
종교는 자유이다. 종교는 퍼스널 한 것이다. 기독교를 종교로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일요일 날 반드시 교회나 성당에 가야하는 것은 아니다. 가고 싶지 않은데 예배가
신령과 진정으로 되겠나?
자기가 신봉하는 종교가 유일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말자. 마치 아메리카 대륙을 정복한 백인들처럼 잔인한 피의 대가로 인디언들을 개종시킨 우를 범할 지도 모르니까.
모든 종교는 사랑을 지향한다. 오늘 날 신도수와 헌금 액수만 키우려는 종교 단체들은 무얼 하고 있는가? 종교의 본질인 사랑은 어디 가고 물질과 숫자만 남았는가?
내 얄팍한 지식이 명하는 대로가 아닌 몸이 명령하는 대로 살자. 문화가 시키는 대로가 아닌 동물적인 감각으로 살자. 먹고 싶으면 아무 때나 먹고, 자고 싶으면 자자. 그러나 때가 되었다고 먹지도, 졸리지도 않는데 자려고는 애쓰지 말자.
단 섹스에 네 모든 정력을 쏟지 말고 여자들에게 네 모든 돈을 낭비 하지 마라 (잠언 31:3)
음양의 조화
대지는 침대
하늘은 이불
바람은 병풍
흰 눈은 여자
태양은 남자
눈이 내리는 것은
병풍을 치고
요를 까는 행위
태양이 비추는 것은
구애의 눈짓
눈이 녹는 것은
태양과 눈이 성행위하는 몸놀림
흐르는 물은
그들이 흘리는 愛液
그럼 쌓인 눈은?
사랑이 부족해 굳어져 버린
여자의 裸身
내가 생성한 단어
man의 복수형은?
- mans?
- menses?
여성 female 이란?
fe + male(남성)
여자는 한 달에 한번 생리(피)를 하니까
fe(생리 피) + male
그럼 생리가 멈춘 여자는?
여성 woman 이란
womb (자궁) + man
즉 남자에 없는 자궁이 있는 동물
섹소폰이란-성행위 하는 소리?
sex(성행위) + 소리 (phone)
sexaphone은 섹스하는 소리가 감미로워 붙여진 이름
Homo tabaco - 담배피우는 인류
Homo sex - 성행위 하는 인류
우환폐렴 시대 1년
2020.1.20. 중국으로부터 우환폐렴 환자 국내 유입
1.24일 국내 첫 확진자 발생으로부터 1년
그로부터 일상이 멈춰버렸다
할 일도 없고 할 수 있는 일도 없다 - Nothing to do
갈 데도 없고 갈 수 있는 곳도 없다 - NO where to go
만날 사람도 없고 만날 수도 없다 - Nobody to meet
그저 술이나 마시고/담배나 피고/ 잠이나 자자
코로나에 속 탔나요
작년(2020) 술 - 담배 소비
사상 최대 규모 늘어 (동아일보 2021.1.6.)
그렇게 2020.1.20.~2021.1월은 갔다
실종된 세월이여
정신과엔 우울증 환자만 늘고
자영업자는 폐업하고
Corona Blue
여명에
밤이 서서히 물러가고
아침이 저만큼 밀려오고 있다
이제는 잠에서 깨어나야 할 시간*
너무나 긴 잠이었다
이제는 밤의 어둠을 벗어버리고
낮의 광명의 옷을 입자
밤은 부끄럽고 수치스러웠다
앞이 캄캄 안 보이고 모든 것이 혼돈이었다
낮이 되었으니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자**
너의 모든 정력을 섹스에 소비하지 말고
너의 모든 돈을 여자에게 낭비하지 말자***
그 정력과 돈을 아껴 곤궁한 자를 도우라
속사람은 하나님의 법을
지체속의 또 다른 나는 죄의 법을****
어떻게든 우리는 우리의 저급한 본능을
억누르는 것을 관리하고 통제해야 한다
* 로마서 13 :11
** 로마서 13:14
*** 잠언 31:3
**** 로마서 7 :21~25
밤으로의 긴 여로
나는 많은 일을 밤에 한다
사랑도, 글쓰기도, 사색도….
말하자면 밤과 친해졌다
2시가 넘은 깊은 밤 내 서재에 앉으면 이 세상에 나 홀로 있는 것 같다
캔 맥주를 홀짝거리면서 옛 메모장을 들춰보는 것은 요즈음의 나의 버릇이다. 맥주를 마시고 있노라니
“술(wine이 술의 대표명사)과 여자와 노래(詩도 song)를 사랑하지 않는 자는 전 생애를 바보로서 사는 것이다”
He who loves not wine, women, and songs, remains a fool his whole life long 라는 Martin Luther King 목사의 글이 생각난다.
정말로 술과 여자와 노래(詩), 담배가 없는 세상이란 얼마나 삭막할까?
술도 안 마시고, 여자를 사랑하지도 않고, 노래나 詩도 부르지 않고, 담배도 피우지 않는 삶이란 무슨 재미로 살아갈까?
이 풍진 세상을?
02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新 방아타령
넵둬부러
<자기만의 방>이 있다는 것
산다는 건 약간 불편한 것
사랑한다면
문정희 시인의 <이별 이후>를 읽노라면
암소 한 마리
혼 밥
짧은 만남, 긴 이별 그러나 너무 길지는 않을
세상 모든 것 죽음보다는 낫다
정 주고 싶은 사람
물소리
친구
화물선
당신이 그 이 입니까?
노트북 같은 인생이라면
문
가시 빼기
보리 방구
영적 교만
전라도 사람들
혼자 있는 시간을 연습하자
Money is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아침에 눈을 뜨다. 오 하나님, 오늘 하루도 또 제게 허락 하셨군요. 감사합니다. 아멘.
안방에서 잔 아내의 안부를 묻는다. 그녀도 눈을 떴다. 할렐루야. 그녀도 살아 있다.
지난밤을 못 넘기고 죽거나, 앰블런스에 실려 간 사람도 있을 것이다. Man is mortal. 누구나 죽는다. 혹은 병으로, 혹은 사고로, 혹은 재난으로. 그러니 밤새 안녕 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
밤새 아무 일 없이 살아 있으니 오늘도 힘차게 살아 보는 거다. 산다는 것이 이렇게 가슴 뛰는 것을. 아무리 고달픈 삶이라도, 설령 가난 하더라도 살아 있음에 감사하자. 자신의 육체에게 살아줘서 고맙다고 인사하자.
新 방아타령
어유아 방아요 저유아 방아요
이 방아가 뉘 방아냐
신봉사 방아냐 뺑덕어매 방아냐
덩더쿵 잘도 찧는다 어유아 방아야
어유아 방아요 저유아 방아요
밤새도록 찧자구나 어유아 방아요
이 방아가 뉘방아냐 덩그덩덩 잘 찧는다
길고가는 허리를 보니 양귀비의 허릴련가
어유아 방아요 찐뜩 진뜩 찰떡방아
태평성대 맞았으니 방아타령이나 하여보자
넵둬부러*
사람들이 즐겨 쓰는 말을 보면 그 사람의 근황을 알 수 있다
요즘 나는 넵둬부러 라는 말을 많이 쓴다
예전에는 영어 deserve라는 단어를 즐겨 썼다
초등학교 2학년만 되어도 자기주장이 뚜렷하다
크게 잘못된 것이 아니면 지나친 관여는 금물이다
하물며 성인들에게야 그야말로 넵둬부러야 한다
조금은 눈에 거슬리는 것을 넵둔다
Deserve란 …할 만하다, …할 자격이 있다.
로 역할 수 있다
수고 했으면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고,
베짱이처럼 놀았으면 굶어야 마땅한 것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하고, 참회의 고통을 겪어야 하는 것
세상일에 관여하지 말자 세상은 악하고 추잡스러워
무식하고 무례한 천한 년 놈들을 상대하지 말자
넵둬부러 광명천지가 올 때 까지
⁕넵둬부러 - 그냥 놔두라는 전라도 사투리
<자기만의 방>이 있다는 것
사면이 벽으로 가려진 자기만의 방이 있다는 것
그 방은 private하고, 다른 사람의 간섭으로부터 독립된 곳, 나아가 은밀한 곳
버지니아 울프도 그렇게 원했던 <자기만의 방>
울프는 매년 들어오는 년 500파운드의 돈과 자기만의 방을 생활의 필수요건으로 꼽았다.
요즘의 우리 가정을 둘러보자
아이들이 많이 있는 가정은 그 아이들이 결혼하거나 독립할 때 까지는 자기만의 방을 엄두내지 못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설령 빈방이 있더라도 자기만의 방으로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아이들이 결혼한 후로 나만의 방이 생겼다.
그 방에서 맥주 마시고, 책 읽고, 글 쓰고, 생각한다. 밤이건 낮이건 방문을 닫으면 나의 hyggekrog가 되어 나와 홀로 대면 할 수 있다.
오피스텔의 조그만 방에서부터 30평대 아파트의 조금 큰방, 펜트하우스의 아주 큰방까지 <자기만의 방>은 다양 하겠지만 책상과 노트북, 침대만 갖춰지면 방의 대소와 화려하거나 소박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기만의 방에서는 무엇이든지 가능하다. 사랑도 노래도 세상 모든 것. 자기만의 방이 있다고 해서 온 종일 그 방에 머무르라는 것은 아니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데는 거실이 더 낫다. 그래서 TV는 거실에 놔야한다.
저녁을 먹고 같이 TV를 보면서 도란도란 보내는 시간이 평삶 福(평범한 삶 속의 행복 )이 아니겠는가?
산다는 건 약간 불편한 것
누가 삶을 편하다고 했나?
나이가 들면 여기저기 아픈 곳이 나온다
특히 여자들에게는
젊어서 고생한 이자로 허리 다리가 아프고
기계가 오래 쓰면 고장 나듯 하나씩 고장 난다
죽을병이 아니면 그러려니 하며 살 수 밖에 없다
좀 불편한 것은 참아내야 한다
산다는 것은 조금 불편한 것
그런다고 生을 포기할 순 없지
나이 들어 약해지고 곳곳이 병드는 것은 자연의 이치야
고쳐가며 늙는 거지
조금 아프다고 엄살 떨지 마
죽지 않아
설령 죽는다고 해도 태어난 것은
언젠가 죽는 것이 자연의 無僞야
숨만 쉬면 살 수 있어
도교에서는 각 사람이 살아 있을 때 숨 쉬는 횟수가
천상에 기록되어 있다고 했으니
오래 살려면 숨을 천천히 느리게 쉬어야 한다
사랑한다면
지하철 안에서 꼭 껴안고 있는 젊은이를 보신 적 있나요?
그들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셨나요?
당신은 그 젊은이들처럼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사랑할 용기가 있나요?
그게 용기지요.
사랑한다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요?
왜 사랑은 숨어서 몰래해야 할까요?
그 광경이 예쁘게 보였다면 당신은 아직 늙지 않았고
사랑할 만합니다.
나도 그 때 지하철역에서 당신과 헤어질 때
당신을 꼭 껴안고 싶었지만 내게는 그런 용기가 없었지요.
나는 이미 늙은 것일까요?
세상의 도덕기준에 부합되는 행동이 반드시 옳은 것일까요?
동방예의지국이라고요
문정희 시인의 <이별 이후>를 읽노라면
# 너 떠나 간지 세상의 달력으론 열흘이 되었고
내 피의 달력으론 십년이 되었다
나 슬픈 것은 네가 없는데도 밤 오면 잠 들어야 하고
끼니 오면 입 안 가득 밥알 떠 넣는 일이다
- 하략 -
이별은 이별하는 순간 보다
이별 후가 이렇게 절절한 것일까?
세상의 달력으로 열흘이 시인의 피의 달력으로 십년이나
임은 가고 없어도 끼니 오면 입 안 가득 밥알 떠 넣어야 하고
임은 곁에 없어도 밤 되면 잠 들어야 하는 것이
이별 보다 슬픈 것은 아닐런지?
암소 한 마리
부모로부터 받은 유산은 암소 한 마리. 첫 직장인 국회사무처에 근무할 때 있을 곳이 없어 사실상의 보호자인 큰 형에게 결혼도 내가 벌어서 하고 더 이상 상속을 바라지 않겠다고 하고 그 소 한 마리를 팔아 부쳐온 돈으로 신길동에 단칸 문간방을 얻었다.
그 후로 어머니로부터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논 밭 몇 마지기를 내게 유산으로 주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지만 큰 형님과 약속한 대로 더 이상은 요구하지 않았다.
결혼식은 모교 초등학교 교실에서, 신부 양장과 반지는 외상으로, 신혼여행은 버스타고 부산으로 갔다. 신혼 방은 신길동 그 단칸방에서 마이너스로 시작하였다. 국회사무처의 월급이 4만원, 집도 절도 없는 우리로선 너무 박해 1년 6개월 국회사무처 근무를 접고 기업은행으로 직장을 옮겼다. 기업은행은 보수가 조금 나아 월급을 타면 아내가 명동에 있는 해동상호금고라는 곳에 적금을 넣었는데 이자가 쏠쏠 했었다는 기억. 가난하기는 했지만 신길동 단칸 문간방 신혼생활이 지금 생각하면 우리 부부의 생에 가장 행복한 시절인 것 같다.
신길동에서 주안으로, 광주로, 여수로 근무지를 이동해 가면서 명암도 많았지만 기업은행은 내가 빚을 진 곳이다. 아들 딸 결혼시키고 지금 이정도의 부를 누리며 살고 있으니 내 복이 차고 넘친다. 암소 한 마리가 지금 우리의 재산의 기초가 되어 이 만큼 불었다. 단 시골에 가면 외양간이 그때 이후 비어있어 죄 지은 마음이다. 이제 내가 받은 은혜 패스하며 살아야 한다.
혼 밥
아내가 친구 만나러 간 토요일 정오
핸드폰을 뒤져보지만 점심을 같이 할 이가 없어
소주를 반주 삼아 혼자 점심을 먹는다
혼자 먹는 밥은 위장으로 가지 않고 가슴에 맺힌다
한 끼 혼 밥도 이렇게 절절한 데
육십 평생을 독신으로 살아온 우리 님
혼자 밥을 먹을 때 마다
뼈 속 까지 외로웠으리라
외로우니까 사람인가?
사람이니까 외로운가?
아니 남자이니까 혼 밥이 더 서러우리
갑자기 29세 나이에 요절한
기형도 형이 생각난다
짧은 만남, 긴 이별 그러나 너무 길지는 않을
사우디 사막에서 모래바람과 전갈의
위험을 이겨내며
고군분투한 내 님
잠시 귀국했다 다시 현장으로 돌아간다
이제 첫돌을 지나 얼마 안 된 어린 것과
사랑하는 아내를 남겨두고 임인들 이국땅으로 가고 싶겠는가?
그것이 조직생활, 월급쟁이의 현실
관광여행 가는 건 아니니까
우리는 좀 더 강해져야 하고, 좀 더 용감해 져야한다
짧은 만남, 긴 이별이지만 아주 길지는 아니리
신은 사람이 견딜 수 없는 시련은 주지 않을 것이므로
세상 모든 것 죽음보다는 낫다
세상의 딸들아
결혼생활이 힘 드는가?
그래도 죽음보다는 낫다
정 힘들면 이혼해라 자살하지 말고
단 이혼은 마지막 카드여야 한다
며늘아
네 남편의 장기간 해외근무로 괴로운가?
그러나 해외근무는 해고당하는 것 보다는 낫다
그는 일하러 간 것이지 놀러가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직장인들이여
몸을 혹사해가면서는 일하지 말라
월급이라는 마약은 중독성이 매우 강하다고 하지만
죽을 것 같으면 사표를 써라
설마 산 입에 거미줄이야 치겠느냐?
조국을 위해서도
신을 위해서도
사랑을 위해서도
죽지는 마라
살아 있어야 애국이고 숭신이고 순애이지
죽으면 모든 것은 無이다
정 주고 싶은 사람
세월이 간다고는 생각 말자
세월은 온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
사람들과 사귀다 보면 <정 주고 싶은 사람>도 있고
<정나미가 떨어지는 사람>도 있다
정주고 싶은 사람이 될 일이다
왠지 모르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당신
매인력(魅引力)이 있다고 할까, 그게 뭘까?
미모는 아닐 것이다
내적미(inner beauty)일까, 인품일까, 그 사람만의 향기일까….
임은 만나지 않는 게 좋다
그대 열렬히 그리워하는 임이 있는가?
사랑하는 임은 그리워만 하지 만나지 말라
목 메이게 그리워하는 임을 만나면 사랑의 환상은 깨어지게 되어있다
인간은 누구나 결점을 가지고 있어 막상 만나고 보면 그 단점들이 보이게 되어 있다
그래도 만나고 싶다면?
그러면 만나라. 만날수록 정이든 사람도 있으므로
물소리
물소리를 좋아하세요?
폭포소리, 계곡물소리, 파도소리….
언제 물소리를 들으셨는지?
上善若水 -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고 하네요.
물소리를 들어 보세요
멀리 가지 않아도 세면대의 물을 크게 틀어 놓고
한참을 들으세요
물소리 중에는 낙숫물소리도 빼놓을 순 없지요
초가지붕에 흘러내리는 낙숫물 소리가 기억나세요?
낙숫물소리에 곁들여 따르는 막걸리와 이별가는?
졸졸대며 흐르는 계곡물 소리는 우리에게
자연으로 돌아오라고 자연으로 돌아오라고 외치는 소리가
아니던가요?
친구
곤궁에 처해있을 때 곁에 있어 주는 친구가 진짜 친구이다
A friend in need is a friend in deed
그대 밤 열두시 넘어 아무 예고도 없이 찾아가
술 한 잔 걸칠 수 있는 그런 친구를 가졌는가?
새벽 두 세 시경 전화를 걸어
단지 자네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단잠을 깨워도 불평하지 않을 그런 친구를 가졌는가?
심야버스를 타고 천리 길을 달려가
사람 냄새가 그리워 왔노라고
악수만 하고 돌아와도 좋을 그런 친구를 가졌는가?
동성이건 이성이건, 나이를 고하하고
자네 속에 꽁꽁 묻어뒀던 이야기를
털어놓아도 좋을 그런 친구를 가졌는가?
화물선
내 육신은
인생이란 화물을 나르는 화물선
인생이란 짐이 너무 무거워
가라앉지는 않을지
내 영혼은
그 화물선의 선장
나침판도 항로도 없이
본능이 명하는 대로 가는 화물선
어느 낯선 항구에 짐을 부리면
그 곳은 나의 무덤
내 인생의 종착지
당신이 그 이 입니까?
당신이 그 이 입니까?
제가 다른 이를 기다려야 합니까?
긴긴 세월 기다리던 그 이가 당신입니까?
당신이 바로 그 사람 맞지요?
겨울밤 누군가를 막연히 그리워하지 않아도 되지요
봄가을 여름 없이 날린 연서가 닿은 사람
당신이 바로 그 사람이지요.
이제 더 이상 밤거리를 기웃기웃 하지 않겠습니다.
당신이 정말 그 사람 맞지요
더 이상 누구를 기다릴까요
당신이 그 사람인데
오직 당신바라기만 하여도 되겠습니까?
노트북 같은 인생이라면
딜리트 키나 백스페이스바로 오타를 지운다
노트북 같은 인생이라면
내 청춘의 오점들을 흔적도 없이 지우고
새로 쓸 수 있을 텐데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더 화려하게 꾸밀 수 있을 텐데
노트북 같은 인생이라면
생을 좀 더 가볍게 살았을 걸
데스크탑 같은 인생의 무게여!
문
문이 열려야 들어갈 수 있다
문이 열려야 나올 수 있다
목동만이 열 수 있는 양의 문
굳게 닫힌 대학병원 분만실의 문
좀처럼 열리지 않는 산모의 문
두드려도 열리지 않네
마침내 한 아이가 문으로 걸어 나온다
가시 빼기
<동시>
태권도 학원에서 수련 중에 발바닥에 가시가 박혔다
발바닥이 아프다고 할머니께 말했다
그러자 할머니가 바늘을 불에 소독한 뒤에 가시를 뽑겠단다
아 무섭다 나는 가시를 뽑지 않겠다고 엉엉 울었다
우는 사이 할머니가 가시 부위를 살짝 건드려 가시를 뽑았다
그 순간은 아팠으나 이제 살겠다
할아버지가 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 다고 하신다
보리 방구
<동시>
보리밥을 좋아하는 소년
할머니가 보리밥을 해주니 맛있게 먹는다
그런데 웬걸 보리밥을 먹고 나니
보리방구가 뿡뿡 나온다
보리밥은 먹고 싶으나 보리방구는 싫다
영적 교만
교회(성당)나 절에 다니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는 사람들을 측은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 선민사상이든 측은지심이든 지나치면 교만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자기들만이 구원 받았고, 자기들은 죄가 赦하여 졌다는 생각, 그것이 교만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예불도 한 번 드린 적도 없고 교회 마당을 밟은 적도 없는 사람들도 더 신앙적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신앙은 예식도 형식도 아닌 삶 자체가 종교적 이어야하기 때문이다. 예배나 예불에 아무리 많이 참여하고, 경전을 수 없이 읽더라도 삶이 경건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소위 영적 교만이란 게 있다. 교회 장로네 권사네 절에 주지네 하고 내세우는 사람, 더 열성적으로 교회나 절에 다니는 사람들이 흔히 범하는 교만이다. 신은 인간의 교만을 가장 싫어하신다. 바벨탑을 쌓아 하늘에 이르려는 교만은 오늘날에도 여기저기에서 보인다.
전라도 사람들
전라도 머시메
여느 지방 사람들처럼
사기꾼도 배신자도 있지만
사랑을 할 땐 계산하지 않고 모두 주어버리는
그랬소, 저랬소 하는 사투리에 情도 많더라
전라도 가시네
와 카노 하고 쏘아붙이는 정내미가 떨어지는
경상도 가시나에 비해 순정도 많더라
경상도 가시나의 거짓 눈물보다
전라도 가시네의 순박한 눈물이 나는 좋더라
정에 울고 정에 웃는 전라도 사람들
불의를 참지 못 하는 태생적 반골
귀양 온 옛 선비들의 피가 흐르는 전라도 사람들의 기개
나는 그 땅의 자손이다
혼자 있는 시간을 연습하자
깊은 산속, 먼 바닷가를 가지 않아도
자기 집에서도, 도시 한 복판에서도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산사나 수도원에 가더라도 속세의 무거운 짐
내려놓지 못하고 가면 홀로 가는 것이 아니다
시끄러운 시장에 서 있더라도
잠시라도 가족, 연인, 친구 등의 관계의 틀에서
벗어나 오직 자신과 대면하면
그곳이 곧 마음 수련 도장이 된다
직장 생활을 하다 은퇴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몰라
당황해 하고, 심지어는 은퇴 후 중병에 걸려 죽는 사람도 봤다
그러므로 나이가 들기 전부터 <홀로 있는 시간>을
갖는 연습을 해야 한다
오우아거사(吾友我居士)라는 말이 있다
자신을 벗해서 산다는 말이다
이 말처럼 자신을 친구 삼아 살 일이다
언젠가는 모두가 떠나간다
배우자도, 친구도, 자식도…. 결국은 혼자 남는다
오직 믿는 것은 자신밖에 없다
자신과 벗하여 살자
Money is
Money is good to use good
But money is bad to use bad
Money makes the mare go
But money is not everything
03 노래는 노래이다
노래는 노래이다
아내의 품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자
밤은 살아 있다
나는 아나키스트인가?
사람이 무서워
트로트 공화국
어머니 이젠 촛불을 켤 때입니다
Take love easy & Take life easy
몸으로 말하라
태초에 Sex가 있었다
인생이란?
여자와 기계
間節氣
내가 받은 은혜를 패스하자
사랑하라 오늘이 이 세상 마지막 날인 것처럼
고희(古稀)를 바라보며
칼은 감추고 웃어라(笑裏藏刀)
기생충 같은 너
웃으면서 가자
사랑과 우정
살아 있는 것은 모두 소중하다
順理대로
19층 월남 댁
거지 근성
낙화 정기 예금
밤비
빅 브라더
내 집 울타리 밖을 나가지 마라
男과 女
너를 생각하면
그녀의 방
노래방에서 생긴 일
시니어들이여
방석
<복사꽃 시리즈> 1. 복사꽃 나무는 일곱 번 핀다
2. 복사꽃 피고 지고
3. 복사꽃 피고 질 때 마다
노래는 노래이다
트로트라고 철학이 없겠는가
Song이란 단어에 ‘노래’라는 뜻과 ‘詩’라는 뜻이 있다
그러나 노래는 어디까지나 노래이다
노랫말에 지나친 의미를 붙이지는 말자
나는 요즘 한승기의〈연인〉이라는 노래를 즐겨 부른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이 밤 지나면/
나의 가슴에 이별을 두고 떠나버린 사람아/
이젠 부르지 않으리 애써 다짐 해놓고/
밤이 새도록 그대 생각에 눈을 젖는다/
미운 사람아 정든 사람아 어디서 무얼 하는지/
보고 싶어서 몸부림 쳐도 만날 수 없는 사람아/
내가 세상에 태어나 너를 만나 사랑한 것이/
지금 나에겐 전부야 다시 돌아와/
다시 나에게 돌아와 그 언제라도#
그런다고 지나간 사람들을 못 잊어하며 부른 건 아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다(Let bygones be bygones)
노래는 단지 노래이다
지금 나에겐 가족 사랑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아내의 품
아내의 품은 보들보들하고
보기에도 좋고
만지기에도 좋다
8남매 중 막둥이로 태어나
아홉 살 까지 엄마 젖을 탐했던 나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금
아내의 품을 탐 한다
가끔은 젖도 안 나오는 아내의 젖을 빤다
마치 아홉 살 어린애가 엄마 젖을 빨 듯
아내의 품
멀리 떠나갔다 돌아온 나그네의 안식처인양
고향인 듯
포근하고 평화롭다
여기에 둥지를 틀고 방황하지 않으리라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자
한때는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도 출근하기 위해서 억지로 일어나고 나이 어린 상사에게 굽신거리며 근무하기도 했었다
퇴직 후 생계를 위해서 지금 보면 필요 없는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하고 싶지 않는 공부도 열심히 했었다. 현재는 장롱 자격증을 따기 위해 그때 그 시절 왜 그렇게 매달렸을까?
인생은 길지 않잖아?
좋아하는 것을 하렴
출세를 안 해도 좋으니 하고 싶은 것을 하렴
임종의 순간을 지켜본 호스피스들이 하는 말은
죽어가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은
“좀 더 돈을 많이 벌 걸”
“좀 더 일을 많이 할 걸” 이 아니고
“좀 더 인생을 즐길 걸”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걸” 이라는 것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자
까짓것 인생 뭐 있어. 즐기면서 사는 거지
밤은 살아 있다
밤은 깊이 잠들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밤은 살아 있어 꿈틀거리고 있다
깊은 밤 배달하는 쿠팡 차량
밤참을 실어 나르는 오토바이
조간신문을 배달하는 사람
어디에선가는 잠 못 이루고 고뇌하는 영혼이 있고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취객이 있다
눈에 빛을 발하는 숲속의 동물이 있고
미끼를 탐하는 정든 유곽의* 여인이 있고
심야 버스는 달리고
택시는 취객들을 실어 나른다
Silent night, holy night는 크리스마스이브에나 있다
모텔들은 한 팀 이라도 더 잡으려고 혈안이고
밤은 결코 죽지 않는다
살아서 꿈틀거리고 있다
*이성복 시 정든 유곽에서 차용
나는 아나키스트인가?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던 나를
누가 무정부주의자로 만들었는가?
그들이, 야누스의 얼굴을 한 그들이
아침 신문을 볼 수가 없다
화가 치밀어서
부동산 정책만 해도 정책이 없는 것이 최상의 정책이다
시장에 맡겨라 無爲自然 上善若水
물 흐르는 대로 나둬라. 부작위는 최선의 작위
허튼 수작 하지 말고 시장의 원리에 맡겨라
무능하고 부패한 government는 없는 government 보다 못하다
아 아 A. Lincoln 대통령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공수처는 반대하지만
공수처가 출범한다면 1호 대상은 ?
사람이 무서워
여자 혼자 캄캄한 밤 골목길을 걸을 때
앞에서 오는 사람이 무섭듯
달님이 뜬 밤이든 무수한 별빛 아래든
나는 사람들이 무서워
다수결의 원리도 무섭고
마스크를 쓴 사람이든 안 쓴 사람이든
사람들이 모두 무서워
백주에 길을 가다가도 사람이 가까이 오면
피해간다 사람들이 무서워
엘리베이터도 다른 사람과 같이 타야한다면
다음 엘리베이터를 기다린다
무슨무슨 회장이라고 전직 대통령과 애국가를
부정하는 사람도 무섭고
백성들을 우롱하는 관리가 무섭고
다수의 부패한 정치인들이 애국을 외치는 것도 무섭고
달님도 별님도 무서워
트로트 공화국
진실이 아무리 뽕짝 속에 가려져 있어도
Time will tell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 나니라*
*노래가락 차차차에서 차용
어머니 이젠 촛불을 켤 때입니다*
어머니 지금은 촛불을 켤 때입니다
어머니 이젠 촛불을 켜십시오.
정의가 죽고 옳음이 사라져 어두우니
어머니 촛불을 켜야 할 때입니다
촛불을 켜고 저희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날로 창궐하는 역병과 실정으로
도탄에 빠진 이 나라를 위해
촛불을 켜고 기도해 주십시오.
정치권 뉴스에는 채널을 돌리십시오.
차라리 트로트에 채널을 고정하십시오.
그게 혈압이 안 올라가는 것입니다
국민이니, 애국이니 하는 소리에 속지 마십시오.
두 번 다시 그들에게 속지 마십시오.
저 거짓의 거리에서 물결쳐 오는/
뭇 구호와 빈 찬양의 헛한 울림을/
모두가 영혼을 팔아 예복을 입고/
소리 맞춰 목청 뽑을지라도**
이거다 하면 아니다 하고
아니다 하면 그렇다고 해석 하십시오.
망나니가 제 맘대로 칼춤을 추고 여우는 박수를 칩니다.
멀리 조국의 社稷의/
어지러운 소식이 들려올 적마다/
어린 마음의 미칠 수 없음이/
아 아 이렇게도 간절함이여***
어머니 지금은 모든 것이 어지럽습니다.
어머니 이젠 촛불을 켤 때입니다
촛불을 켜고 저희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 아진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 신석정
** 유치환 뜨거운 노래는 땅에 묻는다
*** 유치환, 울릉도
Take love easy & Take life easy
Take love easy
사랑은 쉽게
단순하게
계산하지 말고
머리로도 하지 말고
가슴으로 하도록
Take life easy
삶은 진지하게 살 되
심각하게는 살지 말도록
스트레스 받지 말고
맘 편히 살도록
몸으로 말하라
몸으로 말하라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은 춤과 노래로,
춤과 노래로도 표현할 수 없는 것은 몸으로 말하라
책은 더럽게 읽으라
여백에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도 하고,
밑줄도 사정없이 그으면서
다시 헌 책방에 내다 팔 생각일랑 말고
걸으라
걸으며 생각하라
모든 위대한 발상은 걷는 도중에 생기나니*
진흙 속에 핀 연꽃인 양
혼탁한 세상에 살더라도 때 묻지 않는 삶을 이제부터라도 지향하라
몸과 말로 죄 짓지 말라
지나간 때는 묻지 않겠다
하루를 살더라도, 한 순간만이라도 청정심을 유지하자
그 순간만은 당신과 내가 예수가, 붓다가 되는 것이다
* Truely great thoughts are conceived by walking - Kant -
태초에 Sex가 있었다
카인과 아벨이 태어난 것은
아담과 하와가 sex를 했다는 명백한 증거
롯과 두 딸의 상간은 인류 최초의 근친상간 (창 20:32~38)?
가수들이 들고 부르는 거시기 같은 마이크
텃밭에 가지 주렁주렁
귀두 같은 파 꽃
상행위를 금지합니다. 라는 프랭카드를
성행위를 금지합니다. 라고 읽고 피식 웃는다
인간은 Homo Sex
인생이란?
인생이란 부평초 같다고 한다. 부평초가 무엇인가? 물 위에 떠 있는 풀잎,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신세 아닌가. 장자도 인생은 ‘풀잎의 이슬’, 천지는 ‘물 위에 뜬 풀잎’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당신이 사랑하는 인생을 살라. 당신이 살아가는 인생을 사랑하라.(Live the life you love, love the life you live) 누구나 각자의 인생을 산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모방하지도 부러워하지도 말라. ‘사는 것이 사는 건가 산 것 같지 않으니’라는 옛 시도 있다. 사는 것처럼 살아야 한다.
한편 산다는 것은 자전거 타기 이다. 끊임없이 페달을 밟아야 하는. 쉼 없이 달리는 인생, 한 번쯤은 뒤를 돌아다보아야 한다. 제대로 궤도를 밟고 있는지. 인생이란 어려운 숙제고 호락호락한 게임도 아니다. 너무 쉽게도 그렇다고 어렵게도 생각하지 말자.
한 바탕의 꿈, 즐기자 인생을.
여자와 기계
여자를 다루듯 기계를 다루라
기계를 다루듯 여자를 다루라
둘 다 잘못 다루면 고장 난다
여자는 다루기에 진짜 까다로운 동물
- 정밀 기계 다루듯 다루어야 한다
間節氣
봄과 여름 사이
꽃은 피었다 지고
꽃 진 자리에 꽃만큼 예쁜
초록 잎이 비 맞아 반짝인다
우리 님 겨울에서 봄 사이
이국땅으로 떠났는데
봄 가고 여름 오는 길목에도
돌아올 줄 모르네
다만 바라는 것은 몸성히 잘 지내기를
다시 만날 날까지 안전하기를
여름가고 가을 오기 전에는 돌아오기를
그 때 가서는 이 땅에 해외입국자 자가 격리제도가
해제되기를 간절히(懇切히) 바래본다
내가 받은 은혜를 패스하자
은혜 받은 적이 있는가?
신의 은혜든 사람들로부터 받은 은혜든
은혜 받지 않는 사람은 없지
그 은혜를 내게 베푼 사람에게 갚는 것도 좋지만
은혜를 다른 사람에게, 나보다 못한 사람에게 패스하자
마치 축구, 배구, 농구 등에서 공을 패스하듯
자기 자신을 위해서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건
가난한 형제를 위해서건
한 달에 20만 원 정도의 돈을 더 쓰는 것은 낭비가 아니다
사랑하라 오늘이 이 세상 마지막 날인 것처럼
神을 위해 죽는 사람도 있다 (순교)
조국을 위해 죽는 사람도 있다 (애국)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죽을 수도 있다 (순애보)
죽지는 못 하더라도 죽도록 사랑할 수도
그 사람이라면 이 생명 까지도 아깝지 않을
젊은 나이에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서러운
장례식에 다녀오다
그렇게 허무하게 갈 줄 알았더라면 좀 더 뜨겁게 사랑할 것을
세상 사람들아 곁에 있을 때 죽도록 사랑하자고
그 사나이는 소리 없는 웅변을 하고 있었다
사랑하자
오늘이 이 세상 마지막 날인 것처럼
고희(古稀)를 바라보며
나이 들면 고쳐 가면서 늙는 것
엊그제 예순 아홉의 생일이었으니 일흔을 바라보게 됐다
예순 아홉의 생일이 지나고서부터 기분상인지 몸이 이곳저곳 나빠지는 것 같다
어르신들이 일흔을 기점으로 아픈 데가 많이 나타난다고
했던가
백세시대라고 하는데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고 읊었던 두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늙고 병들어 백세까지 산들 무엇 하나?
늙고 병 들면 삶은 고통이다
거기에다 돈마저 없으면 삶은 저주이다
그동안 mental로는 황폐해 있었지만
physical로는 고통을 느끼지 않고 살았는데
나도 이제 늙었나 보다
이제부터 고쳐가면서 살 나이가 된 모양이다
고희를 바라보면서
칼은 감추고 웃어라(笑裏藏刀)
웃는 얼굴로 대하라
절대 화난 표정은 보이지 마라
칼은 감추고 웃어라
때가 되면 한 칼에 베어라
기생충 같은 너
30여년의 직장 생활 끝에 남은 아파트 한 채
그나마 아내 명의로 해주고
은퇴하여 이제 집도 절도 없이
아내에게 빌붙어 사는
Tolah같은 붉은 죄만 남은
기생충 같은 인생
세끼 밥 주면 먹고
감지덕지하고
그래도 월요일이면 재활용 버려야 하고
매달 꼬박꼬박 아파트 관리비 통장에서 빠져 나가고
7월과 9월 재산세 대신 내야한다
말에 상처를 쉽게 받는 나는
기생충이니까
화나도 누구에게 큰소리치지 못하고
죄 없는 출입문만 쾅쾅 닫는다
웃으면서 가자
잘 살아온 사람은
가을에 노오란 은행잎이 하염없이 떨어지듯
봄이 되면
장갑을 벗듯
때가 되면
인생이란 외투를
살포시 벗어 놓는다
그가 올 때는 그는 울고
세상은 웃었지만
그가 갈 때는
주위 사람들은 울고
그는 웃으면서 간다
나도
때가 되면
그렇게 웃으며 가고 싶다
사랑과 우정
사랑 또는 우정이란
그것을 위해서
중요하지만 사랑과 우정보다는 덜 중요한
어떤 것을 기꺼이 포기하는 것이다
살아 있는 것은 모두 소중하다
불교도는 아니지만
살생계를 지키려고 노력한다
풀 한 포기, 나뭇가지 하나, 날벌레라도 죽이지 않는다
모든 생명 있는 것 - 동물이건 식물이건 - 살아 있는 것은 소중하다 내 삶이 소중하듯
삶은 최고의 선물이다 인간에게만이 아니라
이 세상 만물에게도
예전에는 꽃다발을 선물하기도 했지만
꽃다발이 꽃을 죽이는 것 같아
이제는 꽃다발 대신 꽃 화분을 선물한다
날벌레가 날아다니면 아내는 파리채로 잡지만
난 내게 공격을 하지 않는 한 죽이는 대신 쫓는다
아파트 나무를 전지하는 걸 보면
전지가 나무를 사랑하는 것일까 나무를 아프게 하는 것일까
한참 생각한다
전지는 사람들이 머리를 커트하는 것과는 다르지 않을까 나무는 전지 당하면 속으로 울고 있지는 않을까….
順理대로
순리대로 살아가자
몸이 원하는 대로 자연을 거슬리지 말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살아가자
아무리 발버둥 쳐봐도
억지로는
아무 것도 안 돼
바람 한 점 까딱 않는다고 나무를 흔들 수는 없잖아
바람이 불길 기다려야지
세상만사 억지로는 안 돼
순리에 따라야지
돈도 돈이 따라야지
돈을 쫓아가면 돈은 저 멀리 달아나잖아
세상만사 마음만 먹으면 안 되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의 오만이야.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은 안 돼.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다는 마가복음 9:23을 곡해하면 안 돼. 분명히 인간이 할 수 있는 일과 절대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구분되는 것이니까.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되 하나님은 다 하실 수 있느니라 마가복음 10:27의 말씀처럼. 사람은 사람으로서 분수를 알아야 한다. 그게 곧 순리이다
19층 월남 댁
아파트 맨 꼭대기 층
19층 월남 댁
노환으로 불편한 시부모와
과년한 시누이
아들, 딸, 남편 일곱 식구가 옹기종기 살았는데
설을 쇤 이래 보이지 않네
아들에게 물으니 야근한다고 하고
딸아이에게 물으니 출장 갔다고 하는데
낮이고 밤이고 보이지 않네
아들 딸 태권도 학원 보내고
돈을 아끼려고 멀리서 자전거로 푸성귀를 사 나르던
19층 월남 댁 그 자전거는 그대로 있는데
어디로 갔을까
베트남으로 돌아갔을까?
거지 근성
우리는 모두 지구별의 거지
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만이 거지 근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홀로 서지 못하고 기대려는 사람은 모두 거지 근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자기 외의 다른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기대하는 사람
원하지 마라(don’t want)
바라지 마라(don’t desire)
기대하지 마라(don’t expect)
요구하지 마라(don’t beg)
기도도 우리가 신에게 요구하는 것 즉 인간의 거지근성이라 할 수 있다
원하는 사람, 바라는 사람, 기대하는 사람, 요구하는 사람….은 모두다 거지이다
심하게 말하면 기생충 같은 것을 자기 안에 키우고 있는 것이다
내게는 조그만 사업을 하는 친구가 있는데 만날 때 마다 그가 밥을 산다
이제는 응당 그가 사야하는 것으로 나의 거지근성이 굳어져 버렸다
거지근성의 문제는 습관화 된다는 것이다
때가 되면 기다려진다는 것
한 번 주면 자꾸 달라고 하는 것
너와 나에게 있는 거지근성을 키우지 말자
거지 근성에 비료를 주지 말자
부자라고 부자근성만 있는 게 아니다
가진 자에게도 거지근성이 있다
가진 것 보다 더 가지려는 욕심이 거지근성이므로
낙화 정기 예금
낙화를 쓸어 모아
기업은행에 정기 예금을 넣다
내년 이맘 때 만기가 되면
정기 예금을 해지하여
내 사랑하는 아내에게 꽃반지 대신
보석 반지를 선물할까
밤비
봄과 여름 사이
간절기에 내리는 밤비는
봄비인가 여름비인가
소곤소곤 소리 없이 내리니 봄비 같고
밤을 새워 내리니 여름비인 듯
선 머시메의 순정을 내몰라 하는
열다섯 소녀의 눈물
빅 브라더*
집에서는 아내가
길에서는 행인들이
건물 내에서는 CCTV가
일거수일투족을 쳐다보고 있다
숨으려야 숨을 수 없고
피하려야 피할 수 없다
아무리 산속 깊이 들어가도
먼 바닷가로 가더라도
내 골방에 처박혀 있어도
그는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숨 쉬는 것조차 자유롭게 할 수 없고
말하고 쓰는 것마저 감시당하고 있다
*조지오웰 <1984>차용
내 집 울타리 밖을 나가지 마라
얘들아
클럽에는 가지 마라
노래방에도 가지 마라
외식을 삼가라
나도 술 마시고 싶으면 집에서 마시고
노래 부르고 싶으면 내 방에서 부르겠다
바이러스, 지금은 바이러스와의 전쟁 중
그것은 어디에고 숨어 있을 수 있다
클럽의 술잔
노래방의 마이크
엘리베이터의 누름 버튼
타인의 손과 튀기는 침
우리는 이미 사스, 메르스, 이번의 우환 폐렴 등으로 수많은 생명을 잃었다. 한 번도 우리나라가 발원지가 아닌 바이러스로
앞으로 인류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일 것이다
바이러스는 더 교모하게, 더 강한 변종을 만들어 낼 것이다
그러니 마스크를 쓰자
손을 씻자
사람 많은 곳은 가지 말자
男과 女
술과 밤이 있는 한
남녀 사이에는 친구가 될 수 없다*
오빠가 아빠 된다
유원지에서 팔짱을 끼고 걷는
젊은 여자와 중년 남자
부녀 사이인가, 애인 사이인가?
* 광주광역시 양림동 팽귄 마을에서
너를 생각하면
너를 생각하면
회진 포구가 절로 떠오른다.
그 풋풋한 갯냄새가
그 때 우리는
방파제에서 광어회에 소주를 마셨지
너를 생각하면
내 심장이 쿵쾅쿵쾅 뛴다.
문득 그리워지는
얼굴과 심성이 무척이나 고왔던 너
너를 생각만 해도
내 마음이 행복해진다.
네 모습을 그려보고
너의 목소리를 기억해내면
내 영혼이 따뜻해진다.
그리운 이여
너는 어디 메서 이 밤을 지새우느뇨?
나는 오늘도
네가 몹시 그립다.
그녀의 방
그녀의 방은 낮 동안 커튼이 쳐 있고
커튼을 젖히면 살구꽃 향기가 난다.
한 때는 젖과 꿀이 흘렀는데
이제는 메말라 향기만 남았다.
어떤 여자들의 방에는 실리콘이 살고 있다.
보다 더 큰방, 예쁜 방을 꾸미기 위한 가짜 방.
그녀는 큰 방은 아니지만
내츄럴한 방에서 두 아이와
한 큰 아이를 키웠다.
하자 공사를 해
한 방이 조금 작아졌지만
포근하고 아늑한 방
큰 아이는 여전히 그 방에서 놀기를 좋아 한다.
인위적으로 꾸미지 않는 그녀의 방
오늘도 살구꽃 향기가 난다.
노래방에서 생긴 일
노래방에서 노래 부를 때
점수를 의식하지 말고,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말고
노래를 불러.
가사(글)를 읽지 말고
가사를 아는 노래는
화면을 보지 말고
마음껏 멋있게(?) 불러봐.
100점이 안 나와도 좋으니까.
사실 노래방 기기는 목소리 큰 놈이 최고여.
목소리의 곱고 궂음은 나타나지도 않아
목소리 크고 박자만 맞으면 장땡이야.
점수에 구애 되지 마.
가수가 아니라면 점수에 구애될 필요가 없어.
그냥 기분 내는 거야.
마음껏 놀아.
단 나올 때 계산은 당신이 해
시니어들이여
시니어들이여
밤엔 늦게 자고 아침엔 늦게 일어나라
늦은 밤 일수록 TV도 성인들이 볼만한 프로가 많고
아침 일찍 일어나 집안 소란하게 하지 않는 게 좋으니
사용하라 그렇지 않으면 잃게 될 것이다 (use or lose)
낮 시간에는 걸으라
걸을 수 있을 때 더 많이 걷고
부부관계도 할 수 있는 한 주기적으로 하라
눈도 볼 수 있을 때 글 한줄 이라도 더 읽고
귀도 들을 수 있을 때 고운 소리도 들으라
멀리 가지 않아도 꽃구경을 할 수 있고
음악회를 가지 않더라도 좋은 음악, 노래를 얼마든지 들을 수 있다
장편소설이 싫다면 만원이면 시집을 한 권 사서 읽을 수 있다
시니어들이여
적당한(?) 돈과 건강만 있으면 노년은 황금기이다
기죽지 말자
방석
그대 나를 깔고 앉아도 좋아요
나는 그대가 깔고 앉으라고 태어난 몸이니까요
다만 일어설 때 저를 제자리에만 놓아 주세요
다른 사람도 깔고 앉을 수 있게
나는 그대가 깔고 앉아도
아무 것도 그대에게 요구하지 않아요
우리 사이 깨끗하면 되니까요
사랑한다면 무엇을 요구하는 게 아니죠
다만 나에게 상처만 주지 말아요
사랑은 상대방을 hurt하지 않을 터이니
<복사꽃 시리즈>
1. 복사꽃 나무는 일곱 번 핀다
복사꽃으로
낙화로
신록으로
복숭아로
단풍으로
낙엽으로
설화로
2. 복사꽃 피고 지고
복사꽃 필 때에 떠나간 사람
복숭아 익거든 오마던 사람
복사꽃 피고 지고 몇 번이던가
복사나무 가지 잡고 나는 우네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오
아리아리 고개로 넘어 간다
3. 복사꽃 피고 질 때 마다
복사꽃이 피었다
다시 봄이다
해마다 복사꽃 필 때마다 나는 봄 앓이를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아프지 말자
복사꽃이 지고 있다
복사꽃이 지더라도 슬퍼하지 말자
꽃이 져야 탐스러운 복숭아를 맛볼 수 있으니
무엇이든 핀 것은 져야 열매를 맺는다
우리도 언젠가 질 텐데
질 때 무슨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이 세상에 희망 하나 던져줄 수 있을까
#복사꽃 시인
노트북 같은 인생이라면 | |
초 판 지 은 이 인 쇄 펴 낸 곳 등록번호 주 소 전자우편 블 로 그 |
1쇄 2021년 2월 15일 孤岩 박종복 한빛인쇄 도서출판 春火 제2020-000093호 07221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37길 22 103동 1002호 bjb263124@naver.com http://blog.daum.net/bjb263124 Ⓒ박종복, 2021 printed in Seoul, Korea ISBN 979-11-970978-5-0 (038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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