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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탁소리

koarm 2021. 12. 29. 00:12

동자승이 있었다

심부름도 잘 하고 마당도 잘 쓸었다

예불 시간에도 늦지 않았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이 동자승에게는 스님들의 목탁 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린다는 것이다. 목탁 소리가 들리면 눈이 감기고 얼굴도 모르는 엄마의 심장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예불 시간이든 때를 가리지 않고 깊은 잠에 빠져드는 것이다

 

큰 스님들은 동자승이 큰 재목이 되기는 틀렸다고 혀를 끌끌 찼다

 

동자승도 자라 어른이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목탁 소리가 들리면 잠이 들곤 하였다. 목탁 소리는 아직도 그에게 자장가 소리였다

 어느 날부터 어른이 된 동자승은 목탁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소리를 듣는 대신 그 절의 목탁 만드는 스님이 된 것이다. 문제는 그가 만든 목탁을 치면 그 산사의 모든 스님들이 하나같이 속세에 두고 온 어머니의 심장 소리를 듣고 깊은 잠에 빠져 버린다는 것이다

 

ㅡ 졸저 산문집 <어쩌다 마주친>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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