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 지금 그대로

反詩

koarm 2020. 8. 24. 11:27

시인이란 없다

다만 시가 있을 뿐이다

시도 없다

종이로 된 시집이 있을 뿐이다

 

시집을 인수분해하면 다만

등 기역 니은 등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시인 축에도 들지 못하는

나는

밤마다 크로스퍼즐을 짜 맞추려고

잠 못 드는 것일까?

 

蛇足

밤은 늘 속임수로 기만하고

아침은 언제나 나를 배신한다

글이란 반드시 불온해야 하고 마땅히 시대와 불화해야 한다*

모든 시인은 그 전의 시인을 부정함으로써 만들어 진다

 

*김수영 <문학의 불온성>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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