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옥방의 찬 자리의
생각 난 것이 임 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낭군을 보고지고
오리정 정별후로 일장서를 내가 못봤으니
부모공양 글 공부에 겨를이 없어서 이러난가
여의신원금슬이지 나를 잊고 이러난가
계궁항아 추월같이 번듯이 솟아서 비치고저
막왕막래 막혔으니 앵무서를 내가 어이보며
전전반측에 잠못이루니 호접몽을 어이 꿀 수 있나
손가락에 피를 내어서 사정으로 편지헐까
간장의 썩은 눈물로 임의 화상을 그려볼까
이화일지 춘대우로 내 눈물을 뿌렸으니
야우문령 단장성의 비만와도 임의 생각
녹수부용의 연캐는 채련여와
제롱망채엽의 뽕 따는 여인네들도
낭군 생각은 일반이로구나 날 보다는 좋은 팔자
옥문 밖을 못나가니 뽕을 따고 연 캐것나
내가 만일에 도련님을 못보고
옥중 고혼이 되거들면
무덤 근처 있난 나무는 상사목이 될 것이요
무덤 앞에 섯난 돌은 망부석이 될 것이니
생전 사후 이 원한을 알아줄이가 뉘있드란 말이냐
방성통곡으로 울음을 운다
ㅡ국악마을 남경호 선생님 버젼 ㅡ
-여의신원금슬이지:그렇게 사이좋고 귀하게 여겨주던
계궁항아:달나라 궁전의 선녀님
막왕막래:오고감이 막혀
앵무서:암수 앵무새가 서로 입을 맞추는 것처럼 달콤한 사랑의 편지
전전반측 :이리뒤척 저리뒤척
호접몽:나비꿈 (옛날 중국에 전해오는 이야기로 한 남자를 너무너무 사랑하였으나 그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애태우다 나비꿈을 꾸고 나서 그 사랑이 이루어졌다고 전해지는 후로 나비꿈은 사랑을 이루는 꿈으로 표현됨)
-국창 임방울(1904-1961.3.10)
본명 임승근, 창극이 성행하던 시절에도 판소리를 꿋꿋이 지킨소리꾼으로서 특히 ‘쑥대머리’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고의 소리꾼
일제 시대 녹음한 소리가 아직도 전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