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활동하고 밤은 쉬고 잠자는 시간이라고?
半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 밤도 늦도록 잠 못 이루는 아니 깨어 있는 사람들에게는
밤은 잠 자는 시간만은 아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사랑하는 시간이고
또 어떤 이들에게는 술 마시기에 좋은 시간일 수도 있다
나 같은 무녀리 시인에게는 습작을 하기 위해 노트북을 여는 시간이다
위나라 사람 동우는 삼여지설(三餘之設)이라는 글에서
밤과 비 오는 날, 겨울철을 독서하기에 좋은 시간이라 했다지만
나에게는 밤은 독서하기 보다는 사색하기에, 글쓰기에 좋은 시간이다
낮에 독서하고 밤에 사색하자는 게 나의 주장이다
책장 넘기는 소리까지 들리 지 않는 깊은 밤 사색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시간이 아닌가?
밤을 사랑하는 그대라면
이 밤을 다 쓰지는 말자
〈불금〉이든 〈토요일은 밤이 좋아〉이든 내일 밤을 위해
조간신문이 오기 전에는 잠자리에 들자
꿈 속 세계도 또 하나의 소중한 밤 이니까
좋은 꿈꾸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