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를 네 병 시켰는데 주모는 시키지도 않는 안주와 자기가 마실 맥주 까지 내온다. 그 뒤로도 계속 맥주를 내온다.
난 빈 맥주병을 헤아리며 술값 걱정을 한다. 왜 나는 내 돈 주고 주모에게 술을 사주는 것일까? 그 무엇을 잡으려고?
주모는 건너편에 앉아 술만 마시며 끄떡도 않는데. 나는 갖은 수작을 다 해 본다. 주모 편에서 생각하면 같이 맥주를
대작해주므로 나를 위해서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하여간 내 일생에서 여자는 the best half 또는 the worst enemy
였다. 여자의 trick에 안 넘어간 적이 없다. 밤 1시, 오늘도 나는 헛것을 잡으려고 헤매였구나. 다시는 Pub에 가지 말아
야지 다짐하면서 터덜터덜 비틀비틀 걸어 집으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