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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 모음

koarm 2024. 8. 31. 15:08

짧은 시 모음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1961~) 경북 예천, 원광대 국어국문 졸업 단대교수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바람> 김용택(1948~) 전북 임실 ,순창농 고등학교

 

바람도 없는데

창문 앞

낙엽이 흔들리네요

 

나를 안아주세요

 

 

<호수> 정지용 (1902~1950) 충북 옥천

도지샤대 여문학

얼굴 하나야

손바닥으로

포옥 갈수 있으나

 

보고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수 밖에

 

<복사꽃 피면> 주요한 (1900~1979) 평안남도 평양 시

 

복사꽃 피면

가슴 아프다

 

속생각 너무나

한없으므로

 

<> 이정하 (1962~) 대구 원광대국어 국문학과 졸, 경남신문,대전일보 신춘문예 당선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일이

외려 그대에게 힘겨운 짐이

되지 말게 하소서

 

<아버지> 고운(1933~) 본명 고은태 군산 출생 군산고등학교 중퇴, 단국대 석좌교수

 

아이들 입에 밥 들어가는 것

극락이구나

 

<그 꽃> 고운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내장산> 고운

 

병든 아우야 내년의 단풍 보고 죽어라

 

<선술집> 고운

 

해 지고 나서

하나 둘 들어서는 집

선술집

처마끝 등불에 끼는 밤물것들

 

 

<지나가며> 고운

 

절하고 싶다 저녁연기 자욱한 먼 마을

 

 

<선운사 동구> 서정주 (1915~2000) 전북 고창

 

선운사 고랑으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다

막걸리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오히려 남아습디다

그것도 목이 쉬여 남아습디다

 

 

<동천> 서정주

 

내 마음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즈문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놨더니

동지 섣달 나는 매서운 o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가네

 

<풀꽃.1> 나태주(1945~) 충남 서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2> 나태주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풀꽃.3> 나태주

 

기죽지 말고 살어봐

꽃 피어봐

참 좋아.

 

<행복> 나태주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