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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속에서도 詩는 쓰여진다

koarm 2022. 2. 15. 14:36

러브 어페어

전은영

 

그런 남자랑 사귀고 싶다

아메리카 국경을 넘다

가슴에 총맞은 흰 셔츠의 멕시코 청년

너와

결혼하고 싶다

바그다드로 가서

푸른 장미

꽃봉오리 터지는 소리가

폭탄처럼 크게 들리는 고요한 시간에

당신과 입맞춤하고 싶다

학살당한 손들이 치는

다정한 박수를 받으면서

 

크고 투명한 물방울 속에

우리는 함께 누워

물을 것이다

지나는 초록 물고기에게,

학살자의 나라에서도

시가 쓰여지는 아름답고도

이상한 이유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