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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관한 시

koarm 2022. 2. 15. 03:28

봄비

 고암  박종복

 

봄에 내리는 비는

머리 위로 오지 않고

처녀의 가슴으로 내린다

소리 없이

 

처녀의 젖꼭지만 살짝이 건드리고

마음만 싱숭생숭하게 해놓고

그렇게 봄비는 간다

속절없이

 

나는 봄비이다

결코 그 처녀를 울리지는 않으리라

안아만 주고 가리라

기약 없이

 

#졸작 <사랑한다면 지금 그대로> p 72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