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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을 깎으며 ㅡ2017년 영등포문화원 제22회 문예공모전 운문 부분 입선작품

koarm 2021. 12. 27. 00:08

섣달 그믐날

설을 쇠기 위해

손톱을 깎는다.

손톱을 깎듯이

내 인생에서 또 한 해를 잘라버린다.

 

손톱은 다시 자라겠지만

잘라버린 세월은 돌아올 줄 모르는데

해 마다 섣달 그믐이 되면

손톱을 깎고

묵은 해를 잘라야 한다.

 

그래도 살아 있으니

손톱도 깎고

한 해도 보내는 것 아닌가

흙으로 돌아가면

손톱을 깎을 일도

묵은 해를 보낼 일도 없을 터

살아 있음에 감사한다.

손톱을 깎으며

 

졸저 <고독은 나의 운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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