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모음 -곁에 없으면 더욱 그리워질까

뜨겁게 살다 비장하게 가자

koarm 2020. 12. 12. 15:55

<잃어버린 시간을 찿아서>를 쓴 사람을 아십니까 ?

프랑스의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 (1871~1922) !

그 생의 마지막 8년을 함께했던 여인 셀레스트 알바래.

그녀의 증언에 의하면 프루스트는 참으로 뜨겁게 살다가 비장하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20년간을 세상과 절연한 상태로 스스로 코르크 판을 둘러 자기 방을 세상으로부터 고립시키고,

일체의 생활의 군더더기를 물리친 다음, 작품(잃어버린 시간을 찿아서)을 위한 최소한의 섭생으로 버티면서 한편으로는 병, 한편으로는 시간과 싸웠던 프루스트의 믿기 어려운 생애는 예술가의 <메티에(본업) 정신 >과 그 초인적 의지, 그가 필사적으로 전하려던 진실이 그만큼 소중하고 컸기 때문이리라.

마지막 8년의 고독하고 황량한 생활은 그대로 인간의 삶을 허무로 빠뜨리는 시간과 대결하여 그 내기에서 이기고 숙명적인 유한성으로부터 자신을 구원하려는 치열한 투쟁이었던 것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찿아서>를 끝낸 순간 "이제는 죽을 수 있다"고 말한 프루스트의 한 마디는

그 투쟁의 열도와 승리의 안도를 짐작하게 한다.

당신은 며칠 밤을 새우며 작품에 열중해 봤는가 ?

이것은 동시에 내 자신에게 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한 일에 하룻밤을 꼬박 새우며 열중한다는 것도 그리 쉽지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한 작품에 근 20년을 바쳤다.

죽기전 2개월 동안은 문자 그대로 침식을 전폐하고 교정작업에 매달렸다.

그는 점점 바싹 다가오는 죽음을 정확히 예감한다.

죽기 전 주일에는 어린 시절부터 고질을 돌봐주던 주치의와

그에 대하여 중요한 글을 출판해 낸 친구에게 꽃다발을 보낸다.

작별 선물이었던 것이다.

 

죽기전 5년 동안이나 하루 밀크커피 한 잔이 식사의 전부였다면 믿을 수 있을까 ?

그 마지막 2달 동안은 그것마저 끊었다면 믿어질까 ?

천식 때문에 불도 피울 수 없는 얼음장같은 방에서 일을 했다면 ?

그리고 그 2개월 동안 한잠도 자지않은채 줄곧 일만 계속했다면 ?

뒤따라 붙은 죽음과의 경주다.

그에게 홀린듯이 만 8년동안 그의 곁을 떠나지않았던 셀레스트라는 여인의

증언이다.(물론 그녀도 자지않았다)

프루스트 처럼 전 생애를 투자하여 작품에 전념한 예술가들의 이야기는

우리들을 감동시킨다. 우리들의 나태함을 질책하는 것이다.

편안한 삶, 쉬운 삶을 스스로 거절하는 그들의 진실성 등이 우리레게 묻는다.

너는 무엇을 위해 사느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