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 피고 질 때 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연습하자

koarm 2020. 8. 22. 10:35

깊은 산속, 먼 바닷가를 가지 않아도

자기 집에서도, 도시 한 복판에서도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산사나 수도원에 가더라도 속세의 무거운 짐

내려놓지 못하고 가면 홀로 가는 것이 아니다

 

시끄러운 시장에 서 있더라도

잠시라도 가족, 연인, 친구 등의 관계의 틀에서

벗어나 오직 자신과 대면하면

그곳이 곧 마음 수련 도장이 된다

 

직장 생활을 하다 은퇴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몰라

당황해 하고, 심지어는 은퇴 후 중병에 걸려

죽는 사람도 봤다

그러므로 나이가 들기 전부터 <홀로 있는 시간>

갖는 연습을 해야 한다

 

오우아거사(吾友我居士)라는 말이 있다

자신을 벗해서 산다는 말이다

이 말처럼 자신을 친구 삼아 살 일이다

언젠가는 모두가 떠나간다

배우자도, 친구도, 자식도 ···결국은 혼자 남는다

오직 믿는 것은 자신밖에 없다

자신과 벗하여 살자

 

#신간시집 <복사꽃 피고 질 때 마다 > 37~38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