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arm 2020. 2. 17. 14:28

내가 자라던 시골 마을에 맥주라는 여자 아이가 있었는데 자기 아버지가 맥주 마시기를 좋아해서 그 아이에게 맥주 심부름을 자주 시켜 붙여진 별명이었다. 마을 사람들도 연이라는 본명 대신 맥주라는 별명으로 그 애를 불렀다. 세월이 흘러 맥주 아버지는 술병으로 죽고 맥주도 어느 듯 초로의 할머니가 되었다.

 

나는 쥐치포를 안주 삼아 책장을 넘기면서 맥주를 홀짝이기를 좋아 한다. 그때마다 맥주라는 애가 생각난다. 고향에 대한 향수와 함께. 맥주는 지금 어디에서 살며, 누구랑 맥주를 마시며 죽은 아버지를 그리워할까?